33-영등포의 삶

[스크랩] [페널티킥 有感]

영등포로터리 2018. 6. 27. 18:15

[페널티킥 有感]

아마도 내가 中學校 후문 앞에서 下宿을 하던 때이니 중2였고 그때는 1969년일 것이다. 나는 그때 어느 날 下校를 하여 하숙집 방에서 잠시 놀다가 하숙생들과 같이 학교 後門으로 들어가 講堂으로 향했다. 그 이유는 이날 저녁 무렵에 학교가 아시아권내에서 월드컵 축구 예선전의 매우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그의 관전을 위하여 학교에서 강당에 TV를 설치하여 학생과 인근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서 경기의 내용이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고 季節的으로는 좀 더웠지 않나 싶었는데 그래서 기사를 찾아보니 1969년10월20일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강당이라는 限定된 공간에 많은 학생과 온 동네 사람이 다 모여서 그 경기를 보았기 때문에 더웠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이기면 아시아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이 가능했던 것으로 나는 기억을 했는데 기사는 그 경기에서 이기면 최종 決勝戰에 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좀 生硬하게 들리겠지만, TV라고 해보아야 지금의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경기를 應援하는 것과 比較하면 그것은 TV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60년대 말이면 동네에서 높고 큰 부잣집이 아니면 TV를 집에 놓고서 볼 수 없는 시절이었고 電波 受信을 위하여 집집마다 UHF 안테나(모양을 적당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움)를 세워야 할 때였다. 물론 그것은 당연히 黑白TV이었으며 스크린의 크기는 12 아니면 커봐야 14인 CRT monitor이었다. 그것은 강당 敎壇 쪽에 올려 있는 책상 위에 있었다. 그리고 구경꾼들은 강당 출입문까지 늘어서서 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그나마 재수가 있는 친구들은 모니터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계신 선생님들 뒤에서 볼 수가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강당 교단에 있는 TV의 畵面이 반대편 출입문 끝의 먼 거리에 서서도 잘 보였다()는 것이다.

경기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후반 들어 페널티 킥을 얻었다. 사람들은 아니 온 국민은 열광을 했다. 왜냐하면 그 골을 넣으면 우리가 그 경기의 승리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고 그러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리고 페널티 킥은 키커(kicker)와 키퍼(keeper)가 단둘이 맞서기 때문에 得點의 確率이 지극히 높으며 따라서 온 국민은 경기의 勝利를 머리와 가슴 속에서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 선수의 이름이 생생하다. 키커는 임국찬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찬 공은 호주의 키퍼 가슴 속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가장 有力했던 득점의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온 국민이 失望을 했고 아쉬워했다. 당시에는 나는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그 아쉬움은 잠시였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임국찬 선수는 그의 失蹴에 실망한 사람들의 非難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으로 移民을 떠났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것은 참으로 嚴格한 아니 殘忍한 사람들의 호된 비합리적 叱責이었다. 말이 쉬워 키퍼와의 단둘이 하는 페널티킥이지 막상 그 앞에 서서 공을 차려면 그 넓은 골대의 폭이 좁게 느껴질 것은 當然之事인 것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와의 예선 조별 리그에서 그 반대의 현상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선수가 멕시코 선수를 수비하다가 공이 팔에 닿아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우리는 그로 인하여 실점을 했으며 경기에서 패했다. 그런데 보나마나 냄비에 죽이 끓듯 그 선수를 마녀사냥을 할 것이 빤하다. 물론 이제는 그러한 비난이 49년 전 그랬던 것 같이 그 선수를 이민으로 내몰아가지는 않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마음 상해 속이 썩어 짓이겨질 선수에게 비난의 화살을 소나기처럼 내리 꽂을 것이라는 말이다.

此際에 아주 비관적이며 비난 받을 만한 소리를 한 마디 해야겠다. 내가 비록 축구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의 體力이나 體格을 바탕으로 축구라는 운동을 통하여 西洋人들과의 對敵에서 승리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효율성이 낮은 일에 莫大한 資金을 투입하지 말고 무엇인가 될 수 있는 種目이나 事業에 投資를 하라는 것이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되지도 않을 일에 애써가면서 국민들 잠 못 자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或者는 그것이 무슨 “귀신 시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히딩크와 그의 선수들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이룩한 세계 4강의 實績을 神話로서 들먹일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그냥 神話였다. 他山之石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룩했던 업적도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絶體絶命의 순간에 아니면 百尺竿頭에 서서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무엇인가 한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과 등 뒤의 칼을 꽂는 風土에서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神話일 뿐이다.

그나저나 오늘 또 독일과 한 밤중에 접전을 벌일 테니 일찍 자기는 틀렸다. 그런데 그러다가 독일을 이길지도 모른다. 워낙 前代未聞한 일을 잘 벌이는 백성이니 말이다.

2018.06.27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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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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