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몰락(death of money)"이라는 책을 펼쳤지만 기내에서 제공되는 여러 편의 영화를 보다보니 비행기는 유럽으로 들어섰습니다. 예전에는 비행 중에 책을 보았는데 이제는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세상은 많이 변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서 입국심사를 하는데 나이 어린 독일 법무부 직원이 왜 독일을 왔냐고 묻길래 "딸을 만나러 왔다"고 대답하니 활짝 웃으며 도장을 쾅쾅 찍어주었습니다.
만남의 장소에 나와 의자에 앉으니 한 무더기의 일본인 관광객이 가이드로부터 행동지침을 듣고는 일사불란하게 이동을 합니다. 아주 오래 전에 아마도 80년대 후반으로 기억되는데 현대 정주영 회장이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무엇인가 하려고 해외로 나가 보면 한 발 앞서 일본인들이 와있더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프레이보이"지 회장이 죽었다고 공항TV가 떠드는데 그것은 LG제품이었습니다. 삼성이 소니를 잡듯 우리가 일본을 많이 따라 잡기는 했지만 아직은 요원한 듯합니다.
다시 한 무더기의 중국 관광객이 지나가고 간간히 한국말이 들립니다.
불현듯 "한국의 정치는 4류"라고 지금은 병석에 있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4류!?
4류는 작금의 한국정치에 후합니다. 작금의 정치는 5류로 끝없는 오류를 만들어 냅니다.
행여 잘못이 있을지라도 기업은 조국을 위해 돈이라도 버는데 정치는 그들이 벌어온 돈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오류말입니다. 화폐의 몰락이 그런 뜻은 아니겠지만 화폐의 오류를 벌이는 작자는 정작 한국정치입니다.
만남의 장소인 출국장 starbucks 앞에서 우리는 사위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은 일본 비행기를 타고 오는 바람에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매우 지루했습니다. 그일로 아들 녀석의 입이 댓발 나왔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면 될 것을 왜 픽업을 온다고 해서 기다리게 만드느냐고 말입니다. 아직 아들은 장가를 안가 어린애입니다. 나는 공항에서 환승을 위해 장장 네 시간도 넘게 기다려 본 적이 많아 지루함을 견디는데 익숙합니다. 그래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들녀석에게 속으로 말을 했지요.
"너도 장가를 가봐라~ 이놈아! 장인이 왔는데 택시타고 오세요라는 말이 나올지..."
역시 남자는 장가를 가야 철이 들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2017.09.28/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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