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틀 - 2 : HND => GMP]
프랑크푸르트(FRT)에서 11시간 만에 하네다(HND)에 도착했다. 하네다에서의 환승시간은 한시간 반이다. 국제선 환승 한시간 반은 사실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 이유는 비행기가 랜딩한 후에 활주로를 택시해서 탑승구까지 대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고 다시 줄지어 내려서 줄서서 검색을 하고 하다가 보면 시간은 금방 가게 되어 있다. 물론 국내선 환승은 여유가 있겠지만 이것도 시간이 맞지 않아 4시간 이상 기다리면 온몸에 좀이 쑤셔 지루하다.
환승절차를 마치고 용변을 보고 나니 김포행 탑승시간이 1시간 20분 중 겨우 20분 정도가 남았다. 대합실에 앉아 앞을 보니 역시 자랑스런 우리의 기업인 LG 대형 모니터가 도꾜 도의회 의원들의 탈당 기자회견을 보도한다고 시끄럽다. 이곳저곳 둘러보니 환승 게이트 근무자들이 김포행 승객들은 빨리 오라고 방송을 하고 난리이다.
짧은 이틀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여정이다. 다시 의자에 몸을 묻고 나니 피곤과 시차로 몸이 파김치이다. 그러나 역시 시간을 보내는데는 영화만한 것이 없다. 시간이 짧으니 FRT=>HND에서 다 보지 못한 "더써클(the circle)"을 연속하여 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그리고도 시간이 남아 이것 저것을 뒤적이다보니 팝가수가 나와 노래를 하고 관객들이 손을 흔들고 춤을 추면서 가수에게 열광하는 영상을 보았다. 문득 라스베가스(Las Vegas) 공연에서 기관총 같이 개조한 총으로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친 뉴스가 떠올랐다. 정말 미국이란 나라는 묘하다. 끊임 없이 총기사고가 나고 점점 사고규모가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총기규제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묘한 나라 아닌가?
무방비 상태에서 흥에 겨워 춤추고 노는 그 큰 군중을 향해 유사 기관총으로 대량살상을 한 놈은 또 무엇인가!
영화 채널을 돌리다가 보니 "the money monster"를 보게 되었다. 내용인즉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나이가 투자상담가의 말을 믿고 주식투자를 했다가 그 알량한 돈을 몽땅 날렸는데 TV화면을 보니 "모 주식에 투자를 하면 큰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하던 그 투자상담가가 또 나와서 방송을 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폭탄과 총을 들고 스튜디오에 난입을 한 것이다. 범인은 권총을 오른손에 들고 상담가의 몸에 폭약을 감고 왼손에는 손을 놓으면 폭약이 터지는 스위치를 들고 스튜디오 안에서 난리 브루스를 추고 있는 것이다. 범인을 사살하는 순간 범인은 손을 놓게 되니 그럴 수도 없게 지능적으로 모의를 했다.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마시려고 받아놓은 화이트 와인 잔이 출렁거렸다. 매번 느끼지만 한일노선을 보면 공기질이 좀 그렇고 그런 구간이 있는 것 같다.사실 비행기가 흔들리면 엄청 기분이 불쾌하고 언짢다. 마치 자갈 깔린 시골길을 자동차로 달리는 듯한 느낌과 똑같은데 떨어지면 대책 없는 것이 비행의 길이니 기분이 정말 더러운 것이란 말이다. 하늘에서 비행기가 날아가다가 갑자기 아래로 툭하고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공기의 밀도 차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두 번 그런 일을 경험했다.
한번은 1987년 만추지절인 5월 말경에 일본을 다녀오느라 식사를 얼추 마치고 대구쯤 날아오는데 갑자기 비행기가 수직으로 툭 떨어지는 것이었다. 진실로 첫경험이라 나는 손잡이를 꽉잡고 죽었구나 하고 있는데 카트를 밀면서 서빙을 하던 스튜어디스는 더 놀랬을 것이다. 관성의 법칙에 의하여 카트와 음식은 허공으로 떠오르고 몸도 떠올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웃으면서 장마철에는 종종 있는 일이니 걱정마시라고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것이었다. 무릇 경험과 훈련에 의한 것이든 연출이든 승무원은 그렇게 행동하라고 교육을 받았을 것이고 그렇게 행동을 해야한다. 그들은 그렇게 하므로 승객을 안심시킨 것이다.
또 한 번은 2007년 4월 초에 라스 베가스를 가느라고 인천에서 이륙하는 중에 당한 것인데 미쳐 비행기가 고도를 잡기도 전에 갑자기 비행기가 툭하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륙 중이라 승무원도 착석하여 혼란은 없었고 기장은 바로 안내방송을 하여 승객들은 안심시켰던 것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의 선장과 승무원들의 행동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주 질이 나쁘거나 형편 없는 웃기는 종자들인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머니몬스터"에 나온 경찰은 범인의 집을 확인한 후에 임신한 동거녀를 찾아내어 사건현장으로 데려와서 범인과 대화를 시도한다. 라스베가스 총기난사 범인의 여인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고 자신은 관계가 없다고 한다니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겠지만 머니몬스터의 여인은 스튜디오로 다가가 범인을 마구 나무란다.
"내가 비록 없어서 빈궁하게 살지만 너에게 강도짓을 하라고 하지 않았거늘 왜 등신 같이 이런 짓거리를 하는거냐?"라고...
범인은 갈등하고 괴로워하는데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하느라 지속적으로 안내방송이 나오다 보니 끝까지 영화를 볼 수가 없었기에 결말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짧은 이틀의 여정은 끝이 나간다. 김포에 내려서 입국심사를 받고 짐을 찾아 밖으로 나와 길게 늘어선 택시를 타고 신풍역으로 돌아오니 피곤한 6박8일의 시간이 다 가버렸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쟁이 나느니 마느니 해도 역시 내나라, 내고향, 내집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실제로 전쟁이 났다면 하는 가정을 해보았다. 그러면 독일서 일본까지는 무난히 올 것이겠지만 일본에서 우리나라 김포로 비행기를 띄울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면 하네다 공항 터미널에서 잠을 자고 무엇인가를 사먹으면서 비행기가 뜰 때를 기다려야 할텐데 현금이 없으니 신용카드로 지불을 해야되는데 카드를 흔쾌히 받아줄까? 전쟁국 국민이 탑승을 대기 중이면 대사관 직원들이 나와서 편의를 제공하겠지 등등 말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다.
무슨 수를 쓰던지 내나라로 돌아가야지!
그래야 병석에 누워 계신 어머니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다음에 총을 들고 전선으로 나가서 싸울 수 있겠지!!
비록 나는 노구(老軀)이지만 내 이름 그대로 영로(Young老)이니 대한민국 육군 장교의 명예를 걸고 나가 싸우겠노라~!!!
그러니 우리에게도 총을 다오~!!!!
이 한 몸 죽어 이땅의 거름이 되어 우리들의 후손을 공산치하의 빨갱이 세상에서 건질 수 있다면 기쁘게 싸우다 죽겠노라~!!!!!
"사나이 태어나 두 번 죽느냐~"라고 말이다!!!
(Emoticon)
2017.10.05/물물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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