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길 1 - 길을 나서며]
일기불순의 유럽답게 오전에 비를 흩뿌린 동네를 산책하려 길을 나섭니다.
"빅토리아슐레" 정류장은 집앞의 정류장이자 반대편으로는 빅토리아 초등학교(schule)의 학생들을 위한 정류장입니다. 지선버스 71번과 73번은 주말이라 그런지 다니는 것을 못보았고 비교적 장거리를 뛰는 251번이 그나마 사람들을 싣고 15Km 정도 떨어진 프랑크푸르트 시내로 다닙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전원주택이 몰려있는 지역이라 대부분 자가용과 전철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내의 야경 중 볼만한 것이 빨간 십자가 즉 교회의 표시이지만 이곳은 조명에 의한 종교 드러내기가 아니고 아주 오래된 십자가를 내어놓고 교회(Kirche)임을 알립니다. 길 양 옆에 세곳이 있었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고 색동으로 된 리본을 매달고 벽에 특이한 문양을 내건 건물도 있는데 마치 그곳은 무당 점집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위와 정체성을 알리고자 하는 동상과 문장을 집이나 건물 앞에 전시해놓는 경우도 많음을 봅니다.
이들의 거리는 참 깨끗합니다. 주차 역시 아무 곳이 아닌 지정된 주차공간을 이용하며 주차공간이 없는 도로에는 인도를 주차공간으로 이용하는 동시에 건물의 1층을 인도로 만들어 사람의 통행에 지장 없도록 하는데 우리의 주차공간확보를 위한 담장허물기 사업과 유사한 방식이라 생각해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들의 인도턱은 매우 낮고 차도나 인도에 땜빵이 없으며 경사진 곳을 가보아도 울퉁불퉁하거나 들쑥날쑥한 구조물이 없습니다. 우리의 도시계획자들이 배워야 할 것이라 봅니다.
서류 바인더가 많이 길바닥에 쌓여 있는데 아마도 쓸 사람은 가져가란 뜻 같다고 여겨집니다.
"Bitte, bedienen Sie sich!!!"
bedienen의 뜻을 찾아봐야겠지만(구글 번역기로 돌려보니 '제발 그것들을 사용해주세요~'라는 뜻임) 문장 자체가 매우 공손한 경어체인 것으로 보아 매우 신중하게 무엇인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비가 오면 다 망가질텐데 그리되면 가져가도 사용하지 못할 듯합니다.
이제 빅토리아 공원으로 발을 옮깁니다.
2017.10.01/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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