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식당"으로의 외식]
주말이라 모두 외식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길을 나서는데 밖에는 비가 내립니다. 오후 7시에 예약을 했는데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발걸음을 예배당의 종소리조차 재촉을 합니다. 이곳도 가을비니 이 비가 내리고 나면 추워질 것이고 딸아이도 처음 독일의 겨울을 맞이할 것입니다.
간난아이를 안고 가는 딸아이는 커다란 우산을 씌워주는 제 신랑과 함께 걷고 아들녀석은 조카를 안고 갑니다. 이 모습이 어찌보면 내가 이 삶에 와서 지금까지 이룬 가장 큰 테두리이니 오늘 저녁은 당연히 내가 사주어야겠지요.
전형적인 독일 가게가 있는 평범한 거리의 모습입니다. 문을 닫았지만 지나는 이들을 위한 것인지 가게의 광고를 위한 것인지 가게 내부가 훤히 보이도록 불을 밝혀놓았습니다.
약국(Apotheke)을 지나 건강센터(Gesundheit)를 지나 몇 구비 골목을 지나니 레스또랑 루니카(L'unica)가 나타났습니다.
작은 마을의 작은 식당이라 자리가 모두 넷이었지만 가장 큰 자리가 예약석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주문을 하고 보니 식당의 자리가 손님으로 꽉 찼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거리에는 사람이 없는데 식당에는 사람들로 북석거리는 것이 미국이나 유럽의 중소도시 풍경입니다. 우리 앞쪽에 늙은 두 부부가 식사를 하고 문쪽에는 동네 아저씨가 앉아 피자를 뜯습니다. 우리 옆에는 동네 두 아줌마가 와인 잔을 부딪히며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며 빵을 먹는군요~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스파게티를 종류별로 시키고 음료를 시키니 식탁이 진수성찬이 되었습니다. 약간의 감기기운이 남아있지만 독일맥주를 두 잔을 마시니 기분은 좋았지만 역시 맥주는 카스나 하이트가 제맛이고 솔직히 소주가 그리웠습니다. 오랜만에 온 식구가 모여서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가 독일의 크론버그 읍의 쉴러 길(Schiller strasse) 26번지일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혹시 이곳이 독일의 대문호 쉴러의 고향은 아닐까?
맛있게 저녁을 먹고 갔던 길을 되돌아 옵니다. 밤길이 되었지만 모두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되어 갑니다.
나는 돌아오는 밤길이 어렸을 적 마실갔다 돌아오던 그 시골길 같아서 더 정겹고 좋았습니다.
그렇게 또 하룻밤이 흘러갑니다.
2017.09.30/흙
¤¤
'33-영등포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산책의 길 1 - 길을 나서며] (0) | 2017.10.08 |
---|---|
[스크랩] [비행기 길] (0) | 2017.10.08 |
[스크랩] [프랑크푸르트 스쳐보기] (0) | 2017.10.08 |
[스크랩] [손녀와의 산책] (0) | 2017.10.08 |
[스크랩] [유투브/YouTube] (0) | 2017.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