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녹조유감]

영등포로터리 2017. 8. 29. 12:06

[녹조유감]

다시 찾은 산정호수는 전날 내린 비로 인하여 홍수라는 말 그대로 흙탕물이었다. 홍수와 호수는 "ㅇ" 한 글자 차이이라서 그런지 호수를 한 바퀴 빙 둘러보니 물은 홍수였다.

호수를 다 돌아오다보니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보였다. 정말 맑은 거울 같은 물이 흐르는데 거짓말 같이 사람들이 건너다니는 작은 다리를 지나고는 그 맑은 물은 온갖 부유물에 뒤섞여 나가므로 호수는 온통 흙탕물이 된다. 그러나 그 호수에는 모터보트와 오리배를 즐기는 유람객들로 북적인다. 지금 물의 부유물이 가라앉으며 맑아지는 중이란 뜻일 게다.

본래 "내 마음은 호수"라고 물의 흐름이 없는 잔잔함이 호수의 특징이다. 그 넓은 호수에 흘러들어오는 갈래갈래의 맑은 계곡물이 모여있다가 조금 열어놓은 물길을 따라 물은 지극히 느린 속도로 순환이 된다. 그것을 보면 유속이 느려서 녹조가 발생한다는 가설은 허구라는 것이 판명된다.

고인 물이 썪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숨구멍이라고는 조그만 틈새도 없는 물구덩이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와 같이 오염원이 다양한 시대에는 어느 물이든 썩게 되어있다. 질산염이나 인과 같은 부영양화 물질이 녹아있는 물에는 녹조가 생긴다는 과학적 가설이 정에 부합한다.

그러면 녹조를 방지하고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서 할 일은 너무나 자명하다. 화학비료와 축산분뇨로 뒤범벅이 된 인간의 환경을 바로 잡아야 한다. 비록 농촌이지만 가정과 축사에서 나오는 오염폐수를 먼저 정화하고 농토에서 흘러나오는 화학물질을 중화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자연환경의 많은 부분이 깨끗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지극히 평범한 장면에서 깨닫게 되었다.

맑은 물은 흙과 섞여 흙탕물이 되는 것이지 썩은 똥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 흙은 지구 중력에 의해 가라 앉으면 되지만 화학적으로 오염된 물질은 가라 앉지 않고 또 다른 유해 물질을 만들어 내며 인간의 삶을 괴롭힌다. 그리고 더 어리석은 것은 그 빤한 논리를 놓고 마치 전쟁하듯이 치고 받고 싸우는 인간의 욕심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진실로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라고 했던 것이다.

https://youtu.be/7HixjEkoV44

2017.08.29/불 같은 날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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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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