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이른바 475세대의 쓴웃음]

영등포로터리 2017. 6. 11. 20:24

[이른바 475세대의 쓴웃음]

일전에 페북에서 어느 후배가 사람 나이 60-70대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써놓은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며 그 글을 음미하면서 댓글이나 답글도 아니지만 몇 마디 적어본다. 물론 정치학을 별도로 배운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편견이나 오해를 갖고 쓰는 말일 수도 있고 사고의 오류를 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제 하에 다음 글을 써본다.

아주 오래 전에 그러니까 80년대에 대충 학번이 8로 시작해 나가면서 나이가 대충 3십대이니 대충 6십년대에 태어난 집단을 386이라고 불렀던 적이 있었다. 물론 이 용어는 정치적 개념에서 더욱 유용한 것일 게다.

공교롭게 8bit의 286컴퓨터가 16bit의 386컴퓨터로 진화 되면서 이들은 자신이 엄청나게 진일보하고 새로운 인간군인줄 착각하고 목소리를 키운 집단이라고 본다. 사실 컴퓨터의 진화를 돌이켜보면 486에 이어 펜티엄급이 나오고 O/S도 DOS에서 원도우 등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그것은 사실 구닥다리나 다름 없는 존재였는데 말이다.

아마도 이들은 80년대 신군부에 의하여 5공화국이 탄생하면서 그의 반작용으로 세상에 표출된 존재들일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이다. 이전의 학생운동이 순수한 민주화 투쟁이나 노동자의 인권을 위한 노동운동이었던 반면에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6.25사변을 거치면서 반공법에 의하여 지하에 숨어있던 공산주의 세력과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접목을 했던 것으로 본다.

이것은 민족의 불행이며 엄청난 소모전의 시작이었다. 이른바 475세대(386이란 용어가 있으니 굳이 붙여본 바로 10년 앞 언저리의 인간군상이지만 칼로 무 자르듯 나누기는 곤란함)는 전환기적 시대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와 그 앞전의 세대로 조국근대화 작업의 끝자락에 걸쳐있는 세대이다. 이 호칭이 별로 달갑지는 않지만 475라고 지칭되는 세대도 극심하게 배를 골은 세대는 아니다. 그저 보릿고개가 무엇인지 대충 어렴풋이 아는 세대라고나 할까 지난 어린 시절 미국 국민들이 모아서 보내준 구호물자인 딱딱한 우유를 받아서 과자인양 깨물어 먹었고 두터운 털옷을 받아 입고 겨울을 난 기억이 있다.

그에 반해서 386세대는 그 나마 배고픔을 모른다고나 할까 비교적 편한 시대의 시작에 걸쳐있는 세대이다. 물론 지역이나 개인적인 편차는 있었겠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성장이 본격화된 시기에 대학생활을 했고 그 앞 세대가 왜정을 탈피하고 전쟁을 치르고 폐허에 있던 조국을 다시 재건하고 일으켜 세운 뒤며 지금 "헬조선"에 살고 있노라고 절규하는 30-40대보다 앞이니 어찌보면 조국으로부터 가장 풍성한 혜택을 받으며 젊은 시절을 보낸 세대이다.

그런 이들이 왜 반미를 부르짓고 NL, PD, 주사파 등 공산주의 논리가 몸과 피 속에 배었을까? 정말 혹자가 말하듯이 5.18 사태수습의 주최였던 신군부인 5공화국이 없었다면 태어나지 않았을 존재였을까?
역사에는 가정이 없으니 이런 질문이 무의미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그들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커다란 변곡점을 찍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본다면 80년도부터 87년까지의 시간을 통제하고 위하여 집권하며 투쟁을 했던 "5공과 이들"이야말로 이땅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가 아니던가?

돌이켜보면 "1노3김"이 만들어 놓은 이땅의 정치지형은 "민주화"를 빙자한 혼란과 방종의 시간이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오죽하면 그 시대를 서서히 끓기 시작하는 솥단지의 물 속에서 헤엄을 치고 노는 개구리에 비유했을까?

정치권력들의 천문학적 비리,
섣불리 취한 한반도의 비핵화 선언,
옥상옥의 층층시야를 만든 지방정치,
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공교육의 붕괴,
노벨상에 빛나는 퍼주기식 햇볕정책,
북핵에 끝 없이 휘둘리는 남북관계,
스멀거리듯 준동하는 친북성향 등등...

6공화국 이후 이들은 참으로 집요하게 정치화의 길을 걸어왔다. 정치권력을 쥔 자들에 의하여 부패고리는 대형화 되었고 그로 인해 이들은 정의화 되었으며 민주를 전제하여 나름대로 세를 불리어 왔다. 이들은 노태우 정부를 6공으로 배제하며 자신들은 엄청 다른 정치를 한다고 하여 문민정부니 국민의 정부니 참여정부니 실용정부니하고 위장을 하여 왔지만 부정부패의 고리로 보면 썩고썩은 한낱 6공에 불과한 시대의 궤적을 그려왔을 뿐이다. 정의사회니 보통사람이니 하였고 경제정의니 민주변호니 신성노동이니 하며 지기주장을 해왔지만 여야와 좌우를 넘나들며 초록은 동색이라고 결코 서로 다르지 아니했다.

이들 386이 정치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03년 노무현 정권에 의했다고 본다. 물론 그전에도 이들의 정치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은 자연스런 순환적 과정의 일환이었다면 이들이 전면적 부각은 참여정부라고 일컫는 세력이 만들어낸 "나이파괴"라는 어마어마한 파괴적 조치에 의한 것이었다. 이들은 정치라는 일선에서 엄청난 일을 해내었다. 소위 우파정권이라는 실용정부 하에서 오히려 더 치열하게 쟁투적이었다고 본다(사실 이 우파右派정권은 광우병 파동에 주눅든 정권으로 우파牛派정권이 맞기는 맞다).

이들의 등장은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적인 주체의 순환적 흐름을 왜곡시킨 사건이란 것이 나의 관점이다. 한 사회가 진행함에 있어서 정치, 행정,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각자의 기능이 순차적인 순환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데 행정, 경제, 사회적 순환은 그 주류가 시계열적으로 흘러왔지만 소위 나이파괴에 의해 정치분야만 40년대에서 50년대를 대충 밟았다가 60년대로 건너 뛰었다는 이야기이다. 쉽게 이야기 해서 나이 많은 행정관료가 자기보다 어린 정치권력 앞에 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굽신거려야 하는 사건이 일상화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사회적 톱니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고 톱니 속의 인과관계에 배알이 뒤틀려 꼬여버린 것을 뜻하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표현해서 아무리 영혼 없이 일을 해야한다기로서니 5~60대 행정관료, 기업임원 등 국가의 중추세대가 40대 국회의원이나 나이 어린 시장(市長) 앞에서 굽신거리게 된 것이라는 말이다. 475세대를 인위적으로 건너 뛴 결과요 댓가인 것이다. 아주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국가나 민족집단의 역사와 사회 발전을 위하여 진보 대 보수의 견제가 필요하고 또한 이는 절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고 좌파와 우파와의 대결이 되고 말았다. 누가 무어라하든 이땅에 나서 자란 사람은 이땅을 지키고 사랑해야 하는 역사적인 사명감에 불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바꾸어 말하면 어느 경우든 자신이 세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땅의 경우는 그러하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일련의 정치적 탄핵사태와 그 진행과정을 보면 이들은 한 때 스스로 폐족임을 내걸어 절치부심한 끝에 폐족을 극복하고 부활하여 다시금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으니 이는 아무리 곱씹어 보아도 민족의 불행과 에너지 소모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것이 차라리 나만의 착각이나 기우였으면 좋겠다.

역사주체가 무엇이든 간에 각자의 역사는 각자가 선택한 결정에 의하여 쌓아온 결과물이므로 누구를 나무랄 것도 없다. 그 선택의 방법이 독재적이고 강압적이든 합리적이고 민주적이든 그들 나름대로의 절차를 거쳐서 선택한 길이 간혹 그 역사 주체의 길을 현명한 반석 위로 안내하거나 반면 오욕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경우를 세계사적으로 보아옴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은 모든 것이 다 팔자소관이다. 자신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다. 국가나 민족도 마찬가지이다.

이 글을 마침에 있어 당부를 한다. 설사 내 관점이 단편적이거나 내 관점에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비난하거나 나무라지 마라~
그렇다면 그냥 내가 다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나에게 얘기를 해다오.

2017.06.10/흙소리 혹은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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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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