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문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최근 망명한 주영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영국과 미국의 협조를 받아 독일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태 공사가 두 달 전 영국 런던 북서부 왓퍼드(Watford)에 위치한 한 골프장에서 영국의 정보요원들을 처음 만났다고 보도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태 공사가 북한 평양으로 돌아가는 것을 불안해했고
태 공사의 부인 오혜선도 불안해하자 태 공사가 망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2주 뒤 태 공사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미국 정보 당국에 알렸고
6주 전 워싱턴에서 소수의 고위 관계자들이 태 공사의 망명을
계획하기 위해 런던으로 왔다.
보안을 철저히 했지만, 열흘 만에 서울에서 ‘유럽 어느 곳’에서
망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태 공사는 세계 어느 곳이든 망명지를 선택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주어졌지만, 한국을 택했다.
태 공사 부부와 두 아들은 지난달 어느 평일 오전 일찍 영국·미국의 외교 당국,
정보기관 관계자 등 7명과 함께 영국의 옥스퍼드셔(Oxfordshire)에 위치한
브라이즈 노턴(Brize Norton) 공군 기지에서 영국 공군(RAF) BAe 146기를
타고 출발했다.
태 공사가 탄 BAe 146기는 30명 정원의 작은 비행기로 영국의 타이푼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독일 람슈타인(Ramstein)에 위치한
미군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태 공사는 독일 미군 기지에서 다른 군용기로 바꿔탄 뒤 서울로 향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태 공사의 부인 오씨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막스앤스펜서(Marks and Spencers)에 들러달라는 부탁을 했다고도 전했다.막스앤스펜서는 의류를 판매하는 곳이다.
한 소식통은 “그녀가 영국을 떠나기 전 그녀가 좋아했던 것들을
사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또한 다음달 영국의 임피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에 진학할 예정이었던
태 공사의 아들 금혁이 독일로 가는 2시간 동안 친구에게 자신이 갑자
사라지게 되는 이유에 대한 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태 공사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작성했고 이
편지를 메이 총리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