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산책로/Regionalparkroute]
독일의 지방도를 차로 달리다 보면 군데군데 차가 솦속을 향하여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차 앞을 보면 어김 없이 소로길이 나서 숲속으로 뻗어 간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고속도로에 있는 "졸음쉼터" 같은 주차공간이 도로변에 설치되어 많은 차량이 서있음을 보며 이곳 역시 숲속으로 산책로가 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사람들은 차량으로 이동하여 여기까지 오며 차량에 자전거 등을 싣고 와서 숲의 산책을 시작한다고 한다. 울창한 숲속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가든 걸어서 가든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이는 숲을 이용하여 국가가 시민의 체력증진과 건강유지를 위해 마련한 위락시설이자 복지시설이다. 특히 노인들이 신선한 공기와 적절한 운동을 만끽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도 언급을 했지만 독일은 국토의 70%가 평지와 구릉이고 나머지도 야산과 산악지형이라 한다. 산악이 70%인 우리나라와 비교를 하면 국토를 우리보다 2배 이상 편안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도시 주변이나 도시 안에 조성된 공원 외에도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생활에 편의성이 좋다 할 것이다.
오래 전에 70년대에 상사 주재원으로 나왔다가 독일에 살게 되었다는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얘기인즉, 독일은 식량을 대부분 수입을 하고 대신 자신들의 땅은 경작을 하지 않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지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비옥한 땅은 식물의 생육을 위한 자양분을 듬뿍 머금은 채 항상 비상시를 대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땅속에는 지렁이가 들벅거린다는 말을 들었다.
오늘도 비가 오다 햇빛이 나다를 반복하며 잔뜩 흐린 하늘은 우중충하기만 하다. 주차를 해놓았던 아스팔트 바닥 위는 물기를 머금어 축축하다. 지렁이를 본 적이 거의 없는 아들녀석이 발 아래 아스팔트를 기어다는 지렁이를 보고 징그럽다는 듯이 피해 다닌다. 비가 오고 축축하니 지렁이가 숲속에서 외출은 한 것이다.
독일인들이 식량을 수입해가며 자신들의 국토를 비옥하게 유지하는 것은 비상시에 높은 지력을 이용하여 식량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전략적 정책이라는 말을 그 가이드가 덧붙혔음을 기억한다. 프로이센 공화국이 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게르만 민족의 독일이라는 국가를 만들고 인종주의에 빠져 유럽을 흔들고 미국과의 전쟁을 벌린 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나서 패전을 딛고 오늘의 선진 산업국가를 이룬 것에는 무엇인가 전략적인 국가정책이 뒷받침 되었음이 분명하다. 이들이 말하는 비상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국토를 그때를 위하여 비옥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게르만 민족의 우수한 전략성이 밑바탕이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국토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하겠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이고 한면은 철조망과 지뢰로 막혀 있어 섬이나 다름 없는 우리는 전쟁이나 감당할 수 없는 재해를 당할 경우 식량의 자급대책이 중요할 것이 분명할진대 이에 대한 독일인들의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의 행정관료들도 그에 대한 비책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자위를 해보지만 산지가 대부분인 우리 국토에 맞는 자구책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017.10.03/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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