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버스운전기사]

영등포로터리 2016. 7. 8. 22:30

[버스운전기사]

사람이 아침부터 즐겁고 향기로운 생각을 해야 하거늘, 오늘 아침에는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는 길에 오만방자한 생각이 들었다. 정거장이 10개소이니 어찌보면 출근길에 타는 버스탑승시간이 매우 짧은 것이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가던 약 15~20분 사이에 떠올랐던 생각을 몇자 적어본다.

우선 나는 버스를 타면 빨리 가려고 버스 운전기사 뒤에 앉는 습성이 있다. 예전에는 시내버스가 지금의 전철 같이 창쪽으로 의자가 길게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 도시형 버스라고 하여 지금의 시내버스 같은 좌석배치가 일반화 되었는데 지금과 크게 다른 것은 버스의 출입문이 중간에 하나가 있어 안내양이 있었고 지금의 앞문 위치에 내가 참으로 좋아했던 승객 의자가 있었으니 그 이유는 이곳에 앉으면 운전기사와 같이 가장 먼저 목적지에 도착을 하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 생각이 난 것이 연전에 발생되었던 사건이지만 버스운전기사의 질주나 졸도시 어찌할 것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비행기를 타면 비상구 앞자리에 앉게 되면 영어를 이해해야하고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탑승객에 대한 안내의 책무가 있듯이 버스운전기사의 응급상황시 어찌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에 버스운전기사가 묻지마 질주를 하거나 갑작스런 졸도를 하면 버스는 통제가 안되고 도심을 누비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운전기사를 제압 내지 부축하여 운전석에서 끌어내고 내가 버스 운전대를 잡고 버스를 통제해야 할 것이다. 정말 그야말로 영화 같은 이야기인데 버스 운전석을 보니 폭행, 구타, 탈취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자리는 구획이 분리되어 있어 응급시에 자리를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은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운행중인 버스가 고장이 나서 어쩔 수가 없는 속수무책의 경우도 떠올랐다. 가령 브레이크가 파열된다든가 화재가 발생한다든가 아니면 연료통이 폭발을 한다든가 하는 사고는 경험적으로 예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결국은 그러한 통제 불능의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서울시 교통국과 버스회사의 운전기사 관리나 차량 예방정비가 철저히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짧은 하루 해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시내버스를 탔다. 요즘은 우리의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출퇴근 시간이라도 예전 같이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는 없는 듯하다. 더구나 냉난방시설이 잘 장착되어 비교적 쾌적한 이동조건을 제공받는다. 시간이 오후 8시가 되어 차내 라디오 방송에서 정신을 잃은 승객을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해준 미담이 흘러 나온다. 진실로 장한 운전기사였다. 순간 내가 너무 부정적인 생각으로 버스라는 공간을 바라다 본 듯하여 민망하기도 했다.
아모쪼록 버스에서 사고 없는 일상이 되기 바라며 버스는 즐겁고 쾌적한 공간이동이 되기를 빈다.

YouTube에서 '다큐 3일 버스' 보기 - 다큐 3일 버스: http://www.youtube.com/watch?v=_cHad-mFLm0&list=PLH5JEVe0N4ypOYC5ilyuoc_0_Nl56JZg-

2016.07.08/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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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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