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변수생산/變數生産]

영등포로터리 2016. 7. 3. 13:18

[변수생산/變數生産]

인간이 만들어내는 제도를 단순하게 1차 방정식이라고 하자. 왜냐하면 고차 방정식이나 미분방정식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는 얘기를 하자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학적인 이야기이지만 2원 방정식을 푸는데는 디시 말해서 2개의 변수를 알아내기 위하여는 항이 두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즉 항이 모자르면 부정방정식이 되기 때문에 엄청 경우의 수가 많아지므로 문제를 풀기에 어렵고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이말은 변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문제를 풀기가 어려워지고 그것은 혼란을 가중하며 갈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바로 이글에 링크된 기사의 첫 줄이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의 기질이 반도적이라서 늘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맞붙어서 그런지 지나간 역사를 보면 하나의 민족으로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집안싸움을 하다가 세월을 보낸 것이 반만년인가 한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지리멸렬 집안 싸움만 하다가 좋은 세월은 다가고 그 세월에 만들어진 열매는 다른 놈들이 와서 낼름 처먹어 버리고 만다.

반만년까지 멀리 갈 것도 없다. 조선왕조 5백년과 근현대사를 놓고만 보아도 쉽게 알 수가 있지 아니한가? 그래도 임진왜란의 시절만 해도 변수가 중국과 일본으로 2개였다. 그 틈바구니에서 두번씩의 왜란과 호란을 치르지 않았던가? 정명가도라 하여 왜놈들이 뙤놈들을 치려하니 조선은 길을 내달라는 구실로 하여 조선이라는 반도가 전란에 휩쌓여 백성은 가렴주구의 삶을 살아왔다. 소위 하나의 사물을 보라고 해서 두 놈을 염탐보냈더니 다녀와서 한다는 말이 서로 다르더라. 수학적으로 표현해서 변수가 2개가 발생을 한 것이다. 그것을 풀자니 항이 2개가 필요한데 조선이 갖고있던 항은 하나였다. 차라리 염탐꾼을 서로 모르게 하여 따로 보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정이 세상물정을 모르다보니 조선말기에 와서는 참으로 변수가 엄청 늘어났지만 조정이나 조선 말기 지식인들에게는 그 변수를 풀기 위한 방안이 없었다. 그래서 고종은 왜놈들에게 왕실의 안녕을 전제로 하여 외교권을 넘겨주더니만 나라를 빼앗기고 만다. 어찌어찌 하다가 보니 어느 날 왜놈들이 항복을 해서 연합국이라는 변수에 의하여 잃었던 나라를 되찾았다기 보다는 엉겹결에 되돌려 받는다. 그러면 정신이라도 차려야 할텐데 이번에는 양놈, 뙤놈, 왜놈, 로스께라는 네개의 변수를 등에 없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전쟁까지 했다. 이 변수가 아직도 상존하니 참으로 풀기 어려운 4원 방정식이 되었다. 급기야는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가 변수가 되어 6자 회담 운운하더니 핵무기라는 해괴망칙한 상수를 하나 꼬리에 덛붙였다.

작금의 청년수당이란 것을 놓고 보니 이또한 서울시라는 변수가 만들어낸 부차적인 변수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아무리 지방자치를 한다고 하지만 이나라가 미국이나 유럽같이 다양한 인종의 집합체나 오랜 기간 동안 이민족과의 전쟁과 타협을 통한 이합집산의 공동체도 아니거늘 중앙정부의 정책적 방향과 절차를 무시하고 지방정부가 그에 맞서는 것인가? 그러고 보니 일단 지방정부 자체가 이미 생산된 변수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그것이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토종 식물인지 교란시키는 외래종 식물인지 그 당시에는 알 수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그것이 지금은 풀어야할 변수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니 청년수당이 풀려야할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한 나라의 통치를 한 곳으로 이끌고 나가야하는 정부와 책임자인 대통령이 있고 정책의 방향이 있거늘 지방정부에서 하는 일이 중앙정부에 갈등이 되어 사사건건 시시비비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된 것만은 분명하다. 무릇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정책결정과 방향을 존중해야 한다. 그 이유는 그 지방정부에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하는 기초자치단체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자치공동체가 각자의 변수가 되어 뒤죽박죽 시비를 가리고 법정으로 간다면 이 나라는 갈등공화국으로서 민주역량이 부족한 국가가 될 것이다. 혹자는 청년수당 지급을 반대하는 정부에 대하여 노인연금 지급을 놓고 시비를 건다. 그러나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매번 선거철이 되면 선심성 포벌리즘에 의하여 죽도 밥도 아닌 희안한 괴물변수를 정치권이 만들어 내고 있기에 이 나라의 앞날이 암담한 것도 현실이다. 어찌 보면 노인연금도 그러한 표벌리즘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노인연금은 젊은 계층의 부모봉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이다. 이제 나이들어 힘 없는 부모의 빈곤을 바라다 보는 젊은 자식들의 부담을 국가가 일부 지원하고 있는 것을 놓고 청년수당을 이에 비유하여 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이가 들면 가급적 이른 시간에 조국의 거름이 되자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민주를 말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장점을 다양성에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천편일률적이고 단세포 같이 작동하는 미캐니즘도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다양성이라는 이름이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을 통과하고 난 후에 효율이 떨어지고 나면 그것은 다양성이 아니라 풀기 어려운 잡스런 변수가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러한 잡스런 변수를 생산해내는데 익숙해 있다면 우리의 국가시스템은 효율이 떨어지는 체제가 될 것이고 더욱 더 많은 변수로 다양해지고 고차원적으로 복잡미묘해지는 국제적이며 지정학적인 외부 시스템에 의하여 이 나라와 국민이 다시 난도질을 당할 것이다. 하나의 시스템이 오작동을 할 때에 이를 보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여과장치(filter)와 귀환장치(feedback)이다. 다시 말해서 쓰레기 같은 변수를 걸러내는 여과장치가 그것이고 시스템을 통과한 출력이 무엇인가 현실적이지 못할 때에 그 출력의 필요한 일부를 되돌려서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귀환시켜주는 장치가 그것인 것이다. 컴퓨터를 정의하는 말 중의 하나에 "Garbage-In, Garbage-Out"이 있다. 즉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에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말이 된다. 나는 우리의 시스템에 쓰레기를 넣을지 청정연료를 넣을지를 결정 및 여과하는 핵심적 기능이 정치라고 본다. 그렇게 투입된 연료가 연소되고 나오면 그결과물은 참으로 복잡다양해진다. 그 복잡다양한 결과물이 국민의 여론이고 그 여론을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에 다시 돌려보내는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집단이 언론이라고 본다. 즉 기레기는 쓰레기를 feedback시킬 것이고 기자는 쓸만한 결과물을 다시 연료로 쓸 수 있도록 되돌려 보낼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여전히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는 갑론을박은 남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갑론을박에서 그 민족의 우수함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고도 안되는 것은 그 민족의 운명이다. 그러기에 이 대목에서 강조할 점이 있다. 그것은 지극히 간단한 수학적 논리이다. 변수가 많으면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에 변수의 생산에 신중을 기하고 현명함을 더 하기를 요청하고 끓는 기름 속에서 괴로워 내뱉고 뿜어내는 국민의 말 중에서 다시 되돌리면 에너지를 생산하고 시스템에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재생연료를 잘 골라 되돌리기를 언론의 기능에 당부한다.

2016.07.03/해가 지면 장맛비가 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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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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