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포물선의 미학-6]

영등포로터리 2017. 4. 9. 15:52

[포물선의 미학-6]

중추신경이 갖는 관성의 법칙도 물리학의 그것과 동일하다. 사실은 어제는 아침부터 대한문 앞 집회에의 참석을 고민하다가 오전에 받은 몇 통의 문자에 죄송하다는 문자회신을 보내고 급작스레 평택을 향해 차를 몰아 고속도로에 올랐다. 평택에서 일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향하는데 지난 겨울 태극기를 들고 분노하고 소리치고 울고 웃고 추위를 함께했던 정든 사람들이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는 단체 문자를 보았다. 순간 나의 중추신경에 관성이 작동함을 느꼈다. 나 자신도 모르게 차를 서울구치소로 몰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었다.

최초에 서울역 앞 집회의 초라했던 함성이 낮아지는 기온에 반비례하여 크기와 높이 그리고 넓이에 있어서 많은 확장을 가져왔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물의 생성, 확장, 소멸의 과정이 늘 그러하듯이 겸손과 교만의 사이를 오간 듯하다. 결국 지금까지 대한문의 함성으로 아직은 이룬 것이 없는 상실의 시간을 보낸 것이며 그 상실이란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었다.

우선 태극기의 민심을 보면 김진태의원의 경선탈락에 매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나는 그 심정을 충분히 공감을 한다. 왜냐하면 김문수 지사, 이인제 최고의원 그리고 조원진 의원과 함께 탄핵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하여 그는 가장 명확하게 자기 소신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태극기 운동은 여러 번 지적하였듯이 지난 3.1절에 500백만의 함성을 정점으로 하고 3.10 탄핵판결을 기점으로 하여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소위 보수우익의 판위에서 우익이 분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포물선의 정점에 오른 물체가 막대한 에너지를 머금고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선제 타격론이 중력에 반한 벡터 합성이 이루어진다면 물체는 체공을 지속하면서 에너지를 이용한 할 일이 다양했겠지만 이는 외부요인이므로 자체통제가 불가능한 일이다. 대선일이 5월 9일로 정해지고 각 당별로 대선주자가 결정되는 과정을 지나오면서 여당이었던 자유민주당(새누리당 전신)은 홍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하였고 더불어 민주당은 문재인, 국민의 당은 안철수로 결정이 된 것이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행보는 여기서 논외로 한다. 하지만 홍준표의 행태는 우익과 좌익을 오가는 갈지자 걸음을 보여왔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좌측으로 편향된 우측을 포용하겠다는 뜻이겠지만 오히려 그의 행보는 태극기 민심의 반발을 샀고 기존의 보수층과 거리를 두고 말았다. 이념적 스펙트럼의 확장작업에 있어 스펙트럼의 슬릿 조정에 오류가 있었던 듯하다.

안타깝게도 그간에 주장해온 TPK-IJT Belt의 구성은 멀리 가버리고 우익의 분산을 초래했다. 무소속의 남재준 후보가 인구에 회자 되는가 하며 탄기국은 새누리당을 창당하여 대선후보를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포물선 에너지의 분화인지 분열인지 구분이 모호해진 것이다.

선거기간이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그리고 이미 운동장은 기울어졌고 후보를 대중에 알려 주는 역할을 담당한 언론은 여전히 기레기로서 우익보수 말살작업을 충실히 진행하고 있다. 나는 이와 같은 대선선거 환경에서 여기서 몇 가지 충언적 고언을 다음과 같이 우익보수에게 하고 싶다.

첫째, 무소속 남재준의 경우는 아무리 그가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오래 전에 있었던 대선에서 문국현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언론의 시선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문국현이 보여주었던 "찻잔 속의 태풍"만도 못할 것이란 뜻이다. 적을지라도 우익의 표를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新새누리당의 행보이다. 탄기국은 태극기 민심을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있다. 촛불 백만을 십만이라 증거했듯이 태극 5백만도 오십만일 뿐이다. 비교적 정치적 정체성이 엷은 대다수의 국민은 언론의 조종을 받고 그것으로 판단하므로 우익으로 유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나는 탄기국의 탄핵인용 이후의 행보가 안타깝다. 그들은 정당을 만들기 이전에 탄핵과정에서 변희재의 주장대로 반헌법적인 세력들이 주장하여 관철했던 사회적 부조리의 잣대를 그들에게 적용하여 적폐척결의 작업에 나섰어야 한다. 설사 정당 창립의 정당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대선 판에 뛰어들지 말았어야 한다. 최근 조원진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여 신새누리당으로 입당을 하였다니 더욱 척잡하다. 하지만 이는 "찻잔 속의 물방울"이 될 뿐이다. 따라서 이 역시 우익 에너지의 분산을 초래할 것이다.
셋째, 홍준표의 어정쩡한 정치적 스탠스가 우려스럽다. 물론 재판 중인 상태에서 인명진이라는 사악한 변수를 만난 것은 이번 대선 판에서 불행이다. 인명진 역시 김무성의 영향력 아래에 있고 박지원과의 연결고리로 인하여 묘한 판으로 끌려 들어 가고 있음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홍준표의 행보가 지극히 중요하다. 기준에 무슨 인계철선이 상호간에 사전 구성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앞서 언급된 우익세력들을 결집하는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 그것이 TPK-IJT Belt를 구성하는 길이며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지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안타까운 황금 같은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갈 뿐이다. 김진태 의원 말대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마찬가지요, 사나이 태어나 한 번 죽지 두 번 죽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내 말대로 기껏해야 죽기 뿐이 더 하겠냐는 말이다. 하지만 이 작업에 실패를 하면 그것은 필패이며 그 역사적 책임은 제도권 내에 있는 인물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하늘에 떠서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포물선 운동을 하는 물체가 분화되었다. 분화된 개별체가 각자의 길을 가므로 도중추락으로 끝을 내느냐 아니면 분화된 산탄비행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여 시너지 효과를 보이며 하나의 힘으로 결집이 되느냐의 기로에 우리는 서있다. 지금 이 시점에는 제도권의 주자인 홍준표의 스탠스가 가장 중요하다. 그야말로 우익보수의 절멸(絶滅, extermination)이냐 아니면 우익보수의 재활(再活, rehabilitation) 이냐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만일 절멸한다면 우익폐족이 될 것이요 재활이 된다면 이길 것이며 진다 해도 재기가 가능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 따뜻한 봄날인데 외부에서는 전쟁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내부적으로는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대로서 국민은 봄나들이 관광버스와 길바닥에서 마냥 웃고 즐겁다. 진정 우습지 아니한가?
정말 세계적인 조롱거리이다.

2017.04.09/해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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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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