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탄핵(彈劾, impeachment)정국]

영등포로터리 2016. 12. 10. 11:59

[탄핵(彈劾, impeachment)정국]

사람은 정치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을 갖는다. 정당일체감을 좌우로 그린 선분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이 강한 사람은 좌든 우든 해당 정당과의 유대관계가 강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일체감이 엷어져서 가운데로 몰리게 된다. 따라서 정당일체감이 강한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떠한 선동에도 그리고 남의 설득과 협박에도 그 마음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말하자면 정치적인 정체성을 말함이다. 즉 정당이란 같은 정치적 정체성의 결사체이다.

그런데 최근의 탄핵 사태를 보면서 그동안 보수우익을 대표한다고 하던 새누리당의 지리멸렬을 본다. 결국은 새누리 당은 정치적 정체성이 같지 않은 사람들끼리의 동거였거나 동거중에 그 정체성이 변질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당이라고 하는 집합체의 목적은 정권을 잡는 것이므로 그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과 함께 해야하는 것이 기본이거늘 탄핵의 표결결과를 보면 오월동주를 해왔거나 선상반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눈짐작이지만 탄핵을 내놓고 찬성한 사람이 33%, 눈치보고 있다가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 17%, 탄핵을 반대한 사람이 50% 정도로 보여진다. 이제 오월동주든 선상반란이든 배를 불사를 수 없다면 누군가는 배에서 내려야 한다. 그러나 아마도 어리석게 여전히 배 위에서 싸움질 하다가 배가 침몰하지는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는 현재 배의 키를 잡고 있는 당대표의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2015년에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를 보면 그 해답이 보일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탄핵이 결정된 후에 국무위원 간담회를 갖고 직무정지로 돌입되면서 마지막 5분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달라고 당부를 하면서 눈물의 작별에 들어갔다. 나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70년 전에 벌였던 찬탁반탁의 이념전쟁이 다시 점화되었다고 보았고 그 관점에는 변화가 없다.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가 결부되어 상대의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였기에 마음 한 구석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본 이념전쟁이 맞기에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는 "자연인으로서의 박근혜"에 관련된 사안이므로 본 사태의 본질에서 제외시켰다. 즉, 대통령으로서든 자연인으로서든 잘못이 있는 것으로 제반 조사의 결과가 결론이 지어진다면 그에 합당한 법적인 처벌을 하면 될 것이고 그러하지 않다면 작금의 언론이 벌여온 제반 사태가 국민의 이름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보며, 그 잘못의 범주가 탄핵의 사유가 된다면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나는 이것이 민주적 법치의 명징한 적용이라고 확신을 한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과 관련이 없는 짬뽕 국물 묻은 나무젓가락을 불쏘시개로 태우듯 수십년 전의 기록이라든가 마치 침실을 엿보는듯한 관음증을 자극하여 국민적 분노를 조장하는 선동적 행태는 치졸하고 무법하기에 그에 절대 반대한다.

대통령도 하나의 자연인이고 국민의 한 사람이며 더구나 국가의 수장이기에 본인의 잘못이라고 칭하는 제반 지적에 당연히 법적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행사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광화문 시위현장에 100만, 200만 하면서 엄청나게 몸체를 부풀려 작금의 사태를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탄핵 심판의 결과가 누가 보아도 타당하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아니하다면 우리 사회는 전세계적으로 조롱거리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하여 사태에 대한 법적, 사회적 대응이 감정이나 상식이라는 이름으로서가 아니라 냉철한 이성과 법치의 이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에서도 심도있고 합리적인 법리적 검토를 하여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국사를 짊어지고 그 무게에 짓눌리며 언론의 공격과 군중의 함성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니 이제 직무정지를 통하여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자연인으로서 충분히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의 범위 내에서 자기방어를 하여 진실을 밝힐 것을 주문한다. 이것은 분명 세기의 재판이다. 대통령과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명쾌하고 신선한 한판 다툼을 헌법재판정에서 보여주기 바란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모두 승복하기를 요구하는 바이다.

2016.12.10/흙이 울 것인가, 웃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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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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