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영등포 소식

[스크랩] [~~~]

영등포로터리 2016. 1. 25. 11:02

[~~~]

언제고 힘이 들 때면 어머니를 찾았다.
그러면 어머니는 내 표정만 보고도 내가 무엇을 원하고 왜 힘들어 하는지를 알고 밥술이라도 챙겨주시며 아픈 허리를 세우고 주님께 자식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올리셨다.
그것을 보면 나는 효자가 못되었던 아들이다.
기도를 하던 어머니가 또한 속상해하는 자식을 보고 얼마나 마음 속으로 안타깝고 힘이 드셨을까를 생각하니 속절 없는 눈물이 흐른다.

그저 병상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자주 찾아 뵙는다고 주변의 할머니들이 나를 보고 효자라하지만 그 알량함에 마음은 더욱 더 무거워진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 난 힘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어머니가 바른 정신으로 옆에 계시면 아무 바람도 없이 나를 위해 기도를 해주실텐데 그저 다닥다닥 붙은 침대 위에서 헐렁한 홑이불 같은 환자복을 입고 지워져가는 기억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테니 가슴이 미어진다.
"어머니!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몰러유~
속상해 죽겄는디..."
지금 그렇게 투정을 부릴 어머니가 없다.

마치 중학교를 다닐 때 하숙집에서 감기몸살로 힘들어 몇날을 견디다가 반공일이 되어 시외버스를 타고 먼지 나는 신작로를 달려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를 외치며 방문을 열었는데 어머니가 어딘가를 가서 없던 썰렁하고 어두웠던 집안을 마주했던 기억같이 지금 내가 바로 그런 우울한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아~ 정말 힘들다.

YouTube에서 '윤복희 - 여러분.mp4' 보기 - https://youtu.be/UEhzn3p_j-0

2015.09.06/해

¤

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