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영등포 소식

긍정(肯定)의 힘. 긍정의 횃불

영등포로터리 2009. 5. 23. 23:08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20년 전,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을 때였다.
지급받은 군복바지가 꽉 끼었지만 바꾸어 달라고 하지도 못 한 채, 단체 목욕을 갔다.

먼저 탕 밖으로 나온 나는 몰래 옆 사람 바지와 바꾸어 입었다. 그런데 그 바지에는 지갑과 잇자국이 선명한 볼펜이 들어 있었다.
당황한 나는 훈련장으로 가는 길에 지갑을 슬쩍 땅에 떨어뜨렸다.

잠시 뒤 지갑을 주운 조교가 고함을 치자 한 훈련병이 엉거주춤 앞으로 나서는데,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나보다 덩치가 커서 군복바지가 반바지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누가 옷을 바꾸어 입고 갔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조교의 말 “군인은 자기 것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날 저녁, 모두 “신상명세서”를 쓰느라 바빴다.
아무 생각이 없이 바지 속 볼펜을 꺼내 쓰려는데 옆자리 훈련병이 말했다. “어떤 놈이 바지를 바꿔 입고 가서 내 볼펜을 잃어버렸어.” 
세상에! 그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나는 볼펜에 난 잇자국을 없애려 바닥에 박박 문질렀다.
취침시간 나란히 누운 그가 한마디 했다.
“오늘 내 바지 훔쳐간 녀석, 제일 힘든 공수부대로 가서 뺑뺑이나 돌아라.”
훈련을 마친 나는 그 친구와 헤어져 공수부대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좋은 생각 중에서
참! 세상은 좁다. 다시 만난다.



긍정(肯定)의 힘. 긍정의 횃불

2009년 긍정의 아침이 되기를 바란다. 한 사람이 살면서 긍정으로 사느냐? 부정으로 사느냐? 하는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하나는 천하(天下)를 얻고 하나는 깡통을 찬다.
 긍정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할 일이 많고 진취적이나 부정으로 보는 사람은 침체(沈滯)되고 마음이 좁아지고 무엇을 성취할 용기가 나지지를 않는다.
..........................
1975년 여름 어느 날, 박 정희 대통령이 현대건설의 정 주영 회장을 청와대로 급히 불렀다.
“달러를 벌어들일 좋은 기회가 왔는데 일을 못하겠다는 작자들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중동에 다녀오십시오. 만약 정 사장도 안 된다고 하면 나도 포기(抛棄)하지요.”
정 회장이 물었다. “무슨 얘기입니까?”
“1973년도 석유파동으로 지금 중동국가들은 달러를 주체하지 못 하는데 그 돈으로 여러 가지 사회 인프라를 건설하고 싶은데, 너무 더운 나라라 선뜻 일하러 가는 나라가 없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 일할 의사를 타진해 왔습니다.
관리들을 보냈더니, 2주 만에 돌아와서 하는 얘기가 너무 더워서 낮에는 일을 할 수 없고,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 공사를 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겁니다.”
“그래요, 오늘 당장 떠나겠습니다.”
정 주영 회장은 5일 만에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 박 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우리나라를 돕는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이 대꾸했다.
“무슨 얘기요?”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 하기에 제일 좋은 지역입니다.”
“뭐요!”
“1년 12달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요.”
“또 뭐요?”
“건설에 필요한 모래, 자갈이 현장에 있으니 자재 조달이 쉽고요”
“물은?”
“그거야 어디서 실어오면 되고요.”
“50도나 되는 더위는?”
천막을 치고 낮에는 자고 밤에 일하면 되고요.“


박 대통령은 부자를 눌러 비서실장을 불렀다.
“임자, 현대건설이 중동에 나가는 데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도와줘!”

정 회장 말대로 한국 사람들은 낮에는 자고, 밤에는 횃불을 들고 일을 했다. 세계가 놀랐다. 달러가 부족했던 그 시절, 30만 명의 일꾼들이 중동으로 몰려나갔고 보잉 747 특별기편으로 달러를 싣고 들어왔다.

사막의 횃불은 긍정의 횃불이다.
긍정(肯定)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긍정은 천하를 얻고, 부정은 깡통을 찬다.


남궁 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저서 Woderland 중에서 재편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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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 경석
1965년 고려대학교 졸업.육군중장전역(ROTC3기)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손자병법과 지도자론을 강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