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소금기 부족(전해질 불균형)]

영등포로터리 2016. 4. 5. 17:51

[소금기 부족(전해질 불균형)]

벌써 2년 전이다.
어지럽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지역에 유일한 대학병원 신경과를 찾았다.
의사는 혈액검사 결과를 보더니 혈액 중에 소금기가 부족하다며 약을 처방해주는데 약봉지만 보아도 이것은 소금이구나 하는 정도로 약 그 자체가 소금이었다. 짜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맛을 보았건만 그것은 영락없는 소금이었다.

시간이 감에 따라 경과를 되돌아보며 유추한 그 이후의 경험이지만 소금기가 부족하면 사람의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았다.
헛소리를 하고 기억이 수십년의 시공간을 넘나든다. 의사는 이것은 선망현상이라고 했는데 내가 보면 그것이 바로 노망이고 치매의 증상이 아니던가!!!

모든 것이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초래된 것이겠지만 어느날 갑자기 멀쩡한 밥솥이 고장났다며 빵을 사다가 잡숫고 그로 인하여 영양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전해질 뿐만 아니라 제반 요소의 균형이 망가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밥하는 방법을 망각하고 밥솥이 고장났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을 보고 솥이 멀쩡한 한데 무슨 말씀이냐고 퉁명스럽게 말을 했던 내 자신이 자식으로서 죄스럽다.

그렇게 어머니는 치매환자로 판명되어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켜드렸다.
그런데 참 생각을 하려니 이상한 현상이다.
2년전 4월 1일 충치 치료를 위하여 동네 인근의 치과에 모셔 드리고 치료를 잘 받으시라고 하여 어머니는 홀로 진료 및 치료를 받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공교롭게도 치과 치료를 마치고서 바로 소금기가 부족하다는 처방을 받은 것이다.
물론 전해질 부족이 치과 치료의 결과는 아니겠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치아를 치료를 하는데 그 드릴질에 내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가 하여 마음에 무엇인가가 걸린다.

그렇게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고도 어머니는 곧 잘 음식을 드셨다. 그나마 치아라도 아직 든든하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였으나 그것도 잠시였고 병뚜껑을 이빨로 물고 뜯던 어머니의 치아가 어느 날 하나가 부러진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어렵사리 치과에 모셔 이뿌리를 빼드렸다. 그러나 이것이 웬일인가? 정말 거짓말과 같이 지난 해 초부터 3개월 사이에 어머니의 치아가 거의 다 부러지는데 손을 쓸 틈도 없고 치과에 문의를 하니 노화현상으로 그러니 통증이 있으면 모시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
이때가 1년 전 4월 경이었다.

2015년 4월은 온 나라와 의료계를 최악의 파국으로 몰아넣은 "메르스 괴질" 사태가 벌어졌다.
세상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이 마치 면역력이 약한 할머니가 세상 밖으로 나갔다가는 괴질에 감염이 될 것이고 그것은 또 다른 전파를 가져올 것이니 감히 외출을 생각할 겨를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사색당파의 정통스런 후예답게 전 정치권은 민생의 문제를 놓고 정치화 쟁점을 하여 가뜩이나 불안한 민심을 패닉상태로 몰아가고 있었다.
급기야 병원 측은 보호자의 병문안을 금지시켜 괴질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차단을 했다.

그렇게 어~하다보니 한해가 다 갔다.
다시 겨울이 되어 날이 추워지고 호흡기 이상을 보인 노인들이 가래를 그르륵 거리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결국은 장막 저편에 있던 객지의 친구였던 할머니는 유명을 달리하고 어머니는 지난 1월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응급이송을 하여 밝혀진 병명은 "전해질 부족"이었다. 가까스로 치료를 하고 다시 원상복귀를 하였지만 세상에 고혈압의 원인이라고 싱겁게 먹자고 배격한 소금기가 그리도 중요한 것인지 예전에 정말 몰랐다.

다시 4월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다시 링거를 꽂고 있는 어머니를 보고 아연실색하여 의사를 만나 면담을 했더니 과정이 작년의 그것과 유사하여 의사도 긴장을 하고 있었다.
링거를 맞았건만 주사바늘을 꽂았는지도 망각한 어머니는 여전히 가래가 끓고 치아가 다 망가진 상태에서 영양섭취가 부실하니 또 소금기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따뜻하게 날이 풀리면 치과를 가서 조치를 취하려고 하였으나 다시 가래와 감기증상에 발목이 잡혀 괴롭다.
다 부러져버린 이빨 때문에 드시는 것이 부실하여 영양이 불균형해지면 다시 그러한 증상이 나타날 텐데 이러다가 "노인네를 굶겨죽였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는 것은 아닌가?
어머니가 빨리 회복이 되었으면 한다.

2016.04.05/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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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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