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七心會 모임 - 2010.10.14(목)

영등포로터리 2010. 10. 14. 17:20

금성의료기(주) [지금의 LG, GoldStar Medical Systems, Co., Ltd.]는 이땅에 의료기산업을 일으키고자 1984년에

금성통신(주)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척박했던 산업현장과 기술수준으로 이것은 정말로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일본의 도시바, 시마즈, 히다치 등에 등을 굽혀 가면서 기술을 배우려고 애를 썼던 처절했던 추억이기도 합니다.

나도 가전이나 컴퓨터 같이 잘 나가는 분야에 줄을 섰으면 내 인생이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데 왜 하필이면 이 첨단의

의료기 산업의 최첨병으로 서있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을 냉혹했습니다.

모두가 자본력과 기술의 한계를 느끼면서 나름대로 이 산업의 한 획을 그으면서 모두들 쓰디쓴 잔을 마시었던것이지요.

 

그래서 헤어지면서 만든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칠심회입니다.

이름을 일일이 거명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 맡고 있던 직책은 아래와 같앗습니다.

- 임사장님 : 사업 총괄

- 이박사님 : 개발 총괄

- 송본부장님 : 개발담당, 기구부문

- 김부장님 : 개발담당, 전자부문

- 김부장님 : 설치 및 서비스 부문

- 하부장님 : 자금 및 관리 부문

- 김영로 : 제조 부문, manufacturing concept[일종의 공장장 같은 직책]

 

오늘 칠심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치를 담당했던 김부장께서 심장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고 해서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

이기도 했지요.

이번 심장수술이 세번째라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서 하나님께서 그를 지켜주신 것입니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는 나와서 점심 겸 소주 한잔을 낮술로 했습니다.

이땅의 기술자로서 척박한 토양 위에서 고통받았던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고독합니다.

그것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까?

사람의 머리 속을 보고자 기계를 만들어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머리를 찍었는데 그림이 수박이나 호박 같이 나왔을

때의 심정을 아십니까?

그러한 인고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여러분들은 병원에 가면 MR이라는 기계로 머리나 몸을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기계를 끓어 안고 자폭이라도 하고 싶었던 절박한 순간을 어디에 비유할까요?

기계를 품에 안고 한강으로 뛰어 내리고 싶었던 기분을 극복했기에 지금은 이렇게 웃고 있는 것이겠지요. 

 

1) 서울대 병원을 가려고 150번 버스를 타고 갑니다.

    너무 졸려 고개를 꾸벅거리다가 옆에 앉은 아줌마에게 안기는 일이 오늘 있었네요. ㅋㅋㅋ

2) 마로니에 공원 : 종로5가 동숭동 캠퍼스에는 마로니에가 지금 쯤 피고 있을까요?

3) 서울대 병원 본관 

4) 서울대 병원 본관 앞의 고색창연한 저 건물의 이름이 무엇이더라??? 

5) 병문안이 끝나고 나와서 점심을 먹기 전에 교리에 의거하여 빈속에 한 잔 했습니다.

    속이 짜르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