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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람으로 본 2009 정치] [4] 김무성, `세종시` 등 박근혜와 이견… 매번 제동

영등포로터리 2009. 12. 29. 10:04

[사람으로 본 2009 정치] [4] '세종시' 등 박근혜와 이견… 매번 제동

  • 입력 : 2009.12.28 02:24
김무성 의원.

'親朴계 좌장' 김무성
'소신발언' 친박계 뜻으로 오인 우려
박 前대표, 신속·단호하게 진화
"지금은 서먹… 다시 뜻 같이할 것"

한나라당 친박(親朴)계는 주류측의 계속되는 견제 속에서도 당내 입지를 올 한해 더욱 굳혔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적 지지는 여전했고, 미디어법, 세종시 등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다만 박 전 대표와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전 최고위원 간에 균열 조짐이 보이면서 내부 분열 우려가 제기됐다.

두 사람 사이에 이상 기류가 확실히 드러난 것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 때였다. 연초에도 김 의원이 "이제부터 (친박계도) 할 말은 하겠다"고 하자 박 전 대표가 "개인 입장"이라고 부인하는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5월 원내대표 경선 파동은 친박진영 내 대지진(大地震)이었다. 주류측이 김 의원에게 원내대표를 제안하자 김 의원은 친박계도 국정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자신이 양쪽의 교량 역할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박 전 대표에게 뜻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 미국 스탠퍼드대 특강을 위해 방미 중이었던 박 전 대표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곧바로 터키로 출국했다.

지난 10월에는 세종시 수정을 놓고 '충돌'했다. '원안 고수' 입장인 박 전 대표와 달리 김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다음 날 곧바로 "원안+α(알파)"를 언급했다. 측근 의원들은 "김 의원의 발언이 친박계의 뜻으로 비칠까 봐 박 전 대표가 서둘러 입장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후 세종시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에게 '엄격'한 것은 이유가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김 의원의 한마디는 친박계 전체의 의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더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이란 말도 "박 전 대표가 직접 붙여줬던"(친박계 3선 의원) 만큼 김 의원의 상징성과 무게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개인 의견을 용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2인자라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 박 전 대표의 용인술이 김 의원의 입지를 좁힌 측면도 있다. 친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당시의 용인술을 보는 것 같다"며 "박 전 대표는 자신을 중심으로 의원들과 등거리 방사형 관계를 맺을 뿐 중간 보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석에서 여러 차례 억울함을 드러냈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필요한 게 뭔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행동하는데, 이를 주변에서 '자기 정치'라고 폄하해 마음 아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친박계 내에서는 지배적이다. 친박 의원 14명에게 물었더니 모두가 "지금은 서먹하겠지만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도 그랬듯이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경선 때 캠프 구성을 언제 하느냐를 놓고 두 사람이 심각한 견해차를 보였지만, 경선이 시작되자 김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아 진두지휘했던 예를 들었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 중간 역할을 할 분이 필요한데, 악역도 마다하지 않을 사람은 김 의원밖에 없다. 크게 일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세종시 갈등 이후 한 모임에서 박 전 대표를 향해 "사랑하고 존경하는"이라고 마음을 표현한 것,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의지 표명 뒤에는 더 이상 반발하지 않은 것 등이 좋은 조짐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과의 갈등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그럼 박 전 대표 사람은 누구냐'는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신3인방'이니 '구주류'니 하는 말들이 있었지만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 사람은 주변 모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인물에 매달리기보다는 분야별로 전문가 그룹이 복수로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반대 의견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 의원은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와 다른 입장을 많이 내놓지만,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꼭 박 전 대표가 견해를 물어본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는 직접 인터넷 서핑을 통해 여론의 흐름을 잡기 때문에 체감온도가 비교적 정확하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박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표면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에 참여해 '선거의 여왕'답게 공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차기 대권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있지만 박 전 대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서울시의원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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