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영등포 소식

달러체제의 불균형과 불안정

영등포로터리 2009. 2. 25. 09:04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세계적 경제위기가 보여주듯 국제 금융체제는 두 가지 특징적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는 일국의 통화, 즉 미국의 달러에 기초한 글로벌 기축통화 체제의 본질적 불안정성이다. 일반적으로 말해 이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통화에 기초한 어떠한 글로벌 기축통화체제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불안정성이다.

다른 하나는 금융시장 작동에 본질적인, 특히 최근의 탈규제에 의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체제의 경기순응성이다. 이는 금융시장의 다양한 부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외부의 금융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자금조달 기능에 심각한 경기 순응적 충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각국 정부의 경기안정 거시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 공간 또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들 국가들은 이러한 국제금융체제의 취약성에 대비하여 최근, 대량의 외환준비금을 축적하는 형태로, ‘자기보험(self-insurance)’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금융체제의 불안정과 불공평에 대비한 자기보험 정책은 글로벌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 또한 드러내고 있다. 최근 국제무역과 금융 시장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반응들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국제 기축통화와 금융체제에서 불안정성과 불공평성의 조합이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을까?

글로벌 불균형과 불안정

최근 국제경제의 특징적 양상은 ‘글로벌 불균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첫째, 미국의 지속적이면서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다. 이와 상응하여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 일본과 독일, 그리고 석유수출국의 지속적인 흑자 규모 확대다. 둘째, 미국의 대외 순 부채 포지션의 확대와 이에 상응하여 발생하는 개발도상국 중앙은행의 자산 구성에서 달러 표시 금융자산의 대규모 축적이다.

셋째, 민간과 정부할 것 없이 전자의 높은 지출과 낮은 저축률, 그리고 후자의 높은 저축률, 달러에 고정시킨 환율제 도입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는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미국의 국내 지출, 특히 소비지출의 자금조달에 사용되어 ‘불안한 글로벌 균형’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불균형은 달러의 주기적인 평가절하,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 남미와 동아시아 금융위기 등에서 보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점차 그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