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제 가던 길을 멈춘다
고통이 제 가던 길을 멈춘다
독수리가 제 비행을 멈춘다
열망의 빛이 흘러나오고
유령들까지 한 잔 들이켠다
빙하시대 스튜디오의 붉은 짐승들
우리 그림들이 대낮의 빛을 바라본다
만물이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우리는 수백씩 무리지어 햇빛 속으로 나간다
우리들 각자는 만인을 위한 방으로 통하는
반쯤 열린 문
발밑엔 무한의 벌판
나무들 사이로 물이 번쩍인다
호수는 땅 속으로 통하는 창(窓)
미완(未完)의 천국 . . . .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Tomas Transtromer, 1931-2015, Swedish poet, psychologist and transl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