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산행/2016-05-07토]
10여년이 더 된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 대학 동기였던 정태년이 관악산(冠岳山)을 가자고 하여 그러하마라고 하고 따라 나섰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산행을 하면 청계산 이수봉 정도를 하던 나로서는 등산용 바지를 하나 구입해서 입고 친구를 따라 나섰다. 사당동 전철역에서 만나서 출발을 하면서 나는 친구에게 올라갔다가 오는데 몇 시간 정도 걸리겠느냐고 물어보니 친구는 "2시간 정도~"라고 대답을 했다. 나는 그 정도라면 하는 마음을 힘차게 출발을 하였지만 관악산이 결코 만만치가 않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봉우리가 하나 나왔는데 그 정상에는 헬기장 표시가 있었고 올라온 아래 쪽이 보이는 것이 나는 "드디어 오늘 목표한 정상을 정복했구나~" 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온 먹거리를 모두 해치우고 내려갈 차비를 하였더니 친구는 저기 보이는 곳을 가야된다고 했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앞으로 골짜기를 한참 내려가서 또 다시 올라가는 모양새의 산세가 앞에 펼쳐지고 있고 관악산의 정상이라고 보여지는 연주대가 멀리 보이는데 족히 하루는 걸려 보일 듯한 거리였다. 2시간이라더니 그 무슨 말이냐고 투덜거렸지만 친구는 웃을 뿐 이제혼자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아닌가? 우리는 할 수 없이 진짜 정상을 향하여 출발을 했다. 하지만 그 산행을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골짜기를 내려가고 올라가고 또 내려가고 올라가고를 반복하니 어느 덧 정상을 올랐다. 정상을 밟은 그 기분은 정말 상쾌하고 즐거운 일이다. 하여튼 다시 내려와서 신림동 순대빌딩에 도착하니 출발하여 7시간 반만이었다. 저녁을 먹고 있자니 사당동 공용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빼달라고 주차관리실에서 연락이 왔다. 정말 길고 긴 산행이었다.
올해는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여 긴 연휴를 맞이해 약 10여년 만에 고등학교 동기들의 모임인 "산47"의 관악산 등산에 동행했다. 사실 요즘 왼쪽 무릎이 좋지않아 걸어서 퇴근을 하면서 다리에 근육을 강화시키는 훈련을 했고 조금 개선이 된 듯하여 친구들을 따라 나섰다. 4호선 정부종합청사역 10번 출구에 나가니 최석호와 연규학 동기가 먼저 와있었다. 연휴 탓에 회원들의 참여가 부진했다는 최회장의 평가이다. 항상 최창규가 올리는 산행사진을 보면 그리 높게 올라가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아 그야말로 편안한 마음을 산행을 시작하였지만 이번 산행도 만만치가 않았다. 산행의 코스는 출발점이 달라 같지는 않았지만 지형은 엇비슷했다. 그리고 관악산은 악(岳)자가 들어있는 바위산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기도 했다. 5시간 반에 걸쳐 연주암을 찍고 다시 과천으로 내려와서 동태찌개로 늦은 점심을 했다. 지극히 오랜만의 산행에 안내와 격려를 해주고 간식과 점심식사를 제공해준 두 친구에게 감사를 전하며 산행을 지연 되게 만든 민폐에 미안함을 전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우 무리한 산행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다시 찌릿거리는 무릎통증이 계단을 겨우 오르내리는 나를 다시 괴롭혔다. 다시 무릎을 관리를 한 다음에 과격하거나 긴 산행에 대처를 해야할 것 같다.
약간의 황사가 있었지만 비교적 산 속은 쾌적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철을 절룩이며 나와 맞이한 교통체증의 서울거리와 차들이 내뿜는 매연이 그리도 정겹게 다가오는 느낌은 무엇일까?
https://youtu.be/kdWXwSHVc30
(하산 중에 만난 어느 남진 매니아가 듣던 남진 메들리)
2016.05.07/흙을 밟고 산을 오르내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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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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