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영등포 소식

306. 전쟁과 공포.

영등포로터리 2011. 7. 11. 18:28

전쟁과 공포.

본인은 1968년 초부터 1970년 5월 까지 파월 맹호부대에서 소대장 중대장을 하면서 적과 근접전투를 여러 번 하였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 부하장병들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공포심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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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은 일단 전투에 투입이 되면 거의 쉬지를 못한다.
속도와 연속전투를 강요받는 현대전에서는 주야로 계속 기동을 강요받고, 때로는 야간에도 적의 침투나 공격에 대비하여 정상적인 근무를 강요받는다. 쉬거나 잠을 잘 시간이 별로 없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인간의 능력 한계선까지 전투를 강요받기 때문에 장병들은 지치고 또 지친다. 또한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엄청난 심적 갈등과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이러한 개인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공포심과 뒤섞일 때, 걷잡을 수 없는 마비사태로 발전할 수가 있다.

6일 전쟁 시, 시나이반도는 주야 연속으로 전투를 강요받고 전우의 시체를 밟고 달려야 하는 전차 장갑차 승무원에게는 거대한 정신병원으로 변해버렸다.
포클랜드 전쟁 시, 우세한 아르헨티나 군은 영국군의 후방침투와 보급실패로 결전을 회피하고 조기에 항복하였다.
또한 걸프전에서는 호언장담하던 이라크 군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포기하고 항복했다. 즉각 반응을 요구하는 전장에서 이러한 쇼크 및 마비 현상은 결국 개인이 느끼는 공포에서 시작된다.

장차 우리가 겪게 될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 일선장병이 만나게 되는 실제적인 적은 적의 총검이나 총탄보다는 개인의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공포심이다.
<이는 전술교리를 마비시키고 작전계획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는 사실이다.

장병들은 전투라는 생소하고 극열한 환경에서 생애 최악의 경험을 해야 한다. 그 첫 경험이 사전에 훈련되고 잘 통제되고 극복되지 못 하면 패배를 자초한다.

수도서울까지의 종심이 짧은 우리로서는 깊은 고뇌로 철저하고 야무지게 대비하여야 한다.

전장에서 전투 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장병들의 공포를 과연 어떻게 통제하고 극복할 것인가?


영화의 한장면.


이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전쟁사 속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전투의 실상을 통해서 새롭게 문제의식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전투프로를 육성하려고 노력하는 우리 장병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God Bless Tiomor-Leste

최초로 훈련을 마치고 정규군이 탄생했다.
훈련을 마치고 정규군에 편입된 여군과 그 가족

정규군 훈련을 마치고, 정규군이 탄생하고 창설 1주년 기념식에서



Seo Kyoung Suk
Ambassador, The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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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졸업 ROTC 3기. 육군중장 전역.
전 고려대학교 객원교수(손자병법과 지도자론 강의)
현 동티모르 대한민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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