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영등포 소식

정착하는 농경사회가 유목민에게 패하는 이유?

영등포로터리 2009. 9. 4. 00:54

정착하는 농경사회가 유목민에게 패하는 이유?

칭기스칸의 전쟁은 농경사회와 유목민의 전쟁이다.
인류가 4대 문명 즉 티그리스 유프라데스 강, 인더스 강, 나일 강, 화하 유역에서 발생한 후 정착문명이 시작되었다.

하나 같이 강을 중심으로 물가에서 출현했다. 식물을 중심으로 사고했으며, 오직 씨(Seed)를 뿌려 거두기를 삶의 기본질서로 여겼다.

그들은 성(城)을 쌓고, 울타리를 치고, 관료제를 발달시켰고, 공간이동을 꺼렸다. 그래서 만리장성이 생겼다.


토지 정착민의 관심은 비를 주는 하늘(위)과 땅(아래)만 보고 살았다.옆을 볼 필요가 없었다. 폐쇄적이다. 이웃 나라와 마을을 볼 필요가 없었다. 넓은 세상을 알 필요도 없었다.
소유의식이 강해지고, 관료제가 발달하였다. 왕이 생기고 왕을 대신하여 관료가 분쟁을 해결하고 세금을 걷고 안전을 보장했다.
이건 수직사회고, 식물사회다.


이 사회는 정화력을 상실하고 절제력을 잃으면 부정과 부패가 창궐하고 높은 사람의 착취가 생기고 윗사람은 군림한다. 군림과 착취구조는 좋은 자리가 생기고 관리가 생긴다.
자리를 차지하고 이권을 챙기려고 혈연, 지연, 학연, 종교로 얽어맨다. 다른 사람을 거부하고 멸시하고 외면한다.

이런 곳에서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모든 문제는 기억력이 좋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 왕(王)이다. 시험 잘 보고 과거를 기억 잘 하는 사람이 역시 왕이다. 입학시험, 고시가 전부가 되는 사회다. 기억력 사회는 과거에 살고 미래는 천대받는다.
이런 사회는 닫힌 사회가 되는 게 아니라 아예 갇힌 사회가 된다.
이런 사회는 달리는 유목민과 전쟁해서는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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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유목민은 항상 옆을 봐야 살아남는다.
우선 싱싱한 풀을 찾아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이동기술을 개발하고 좋은 무기로 무장해야 살아남는다. 그들이 사는 초원에는 정해진 주인이 없다. 실력이 있는 자가 먼저 가서 자리를 잡으면 주인이 된다. 실력이 없으면 재산을 빼앗기고 노예가 된다. 그래서 무력과 실력을 길러야 한다.

유목민은 집단으로 이동해야 자기를 지킨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시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말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웃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리고 말과 이웃이 없으면 죽는다.

사방이 확 트인 초원에서는 동지가 많아야 살아남고 적이 많으면 죽게 되어 있다. 그래서 이웃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여기에는 전쟁에 꼭 필수적 요소인 전우애가 있고 단결이 있다.

이 사회에서는 개방이 최고 가치다. 출신이나 인연이 중요하지 않고 이웃을 자기편으로 하고 싸워서 이기는 실력과 능력이 존중받는다.

이 속에서는 정보가 생명이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멀리 가서 멀리 보아야 한다.


자리는 착취와 군림수단이 아니라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는 곳으로 훌륭한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이 리더가 잘 해야 공멸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그래서 유목민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그들의 리더를 결정한다. 그리고 절대 권한을 부여하고 절대 복종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전쟁원칙에 하나인 지휘통일 원칙이다. 한 사람이 지휘해야 이긴다는 뜻이다. 내분으로 툭탁거리면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다.
유목민이 농경사회의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 분명한 사회적 구조가 여기에 있다.
달리는 유목민이 정착해 있는 사람과 전쟁을 하면 백전백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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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을 봐야 한다.
유목민이 전 세계를 향해 달린 질주(疾走)를 보아야 한다.
아프리카 가젤은 사자보다 빨라야 살아남는다.
사자는 제일 느린 가젤보다 빨라야 살아남는다.

이미 휴대폰과 컴퓨터가 사이버 세계의 궁사와 말을 대신하고 있다.
세계는 하나다. 하나의 언어, 하나의 상권에서 산다.
세상은 변하고 역사를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인류가 살아온 길에 뭔가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목민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이다. 빨리 변해야 살아남는다. 내 것을 챙기려고 싸우다간 다 죽는다. 다 같이 사는 길을 택해야 한다.
유목민의 가르침이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돌궐 제국의 장군. 영웅 톤유쿠루의 유훈.

글쓴이 : 서 경석
1965년 고려대학교 졸업.육군중장전역(ROTC3기)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손자병법과 지도자론을 강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