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K-19 위도우메이커/widow maker]

영등포로터리 2017. 2. 19. 06:46

[K-19 위도우메이커/widow maker]

"제13차 애국시민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서 집으로 돌아와 TV를 틀었다. 사실 솔직한 심정이 요즘은 TV를 보기가 싫기도 하지만 특히 시도때도 없이 오나가나 거의 무의식적으로 틀어놓는 종편방송을 생각하면 TV화면을 보는 것조차 마음 속에서 거부감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나마 EBS는 교양프로그램을 방영하니 따분하던 내용들이 오히려 요즘은 볼만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TV화면에 비친 것은 해군들이 출연하는 잠수함에 관련된 영화의 한 장면이었고 그 자막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위도우 메이커?
일찌기 사망사고 발생율이 매우 높은 오토바이를 "과부틀"이라 부르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K-19 잠수함이 왜 과부틀과 같은 위도우메이커일까 하는 호기심에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간략히 말해서 영화의 내용인즉, 미국소련 간의 냉전으로 자유진영과 공산세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대에 핵잠수함을 이용하여 군사적 작전을 하던 소련의 수병들이 온갖 어려운 장애를 극복하는 훈련에서 원자로에 문제가 생겼고 그 수병들이 원자로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핵에 노출되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이 발생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함장의 카리스마로 간부들 사이에 갈등이 표출된다. 함장은 비록 위험하지만 핵잠수함의 비밀이 적국인 미국으로 넘어가거나 핵폭발로 인하여 미소 간에 국제적인 조국의 책임 추궁을 염려하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정치국 간부들은 수병들의 안전과 자신의 안위를 내세워 함장을 체포하고 그간에 의견대립을 보여온 부함장에게 함장의 권한을 부여한다. 하지만 부함장은 정치국 간부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하며 그들로부터 권총과 함장에게 채운 수갑열쇠를 받아들자마자 정치국 간부들을 체포하고 함장을 풀어준다.

함장은 핵사고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장비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하여 핵에 노출되고 이에 따른 위험을 모두 알지만 조국 소비에트 연방을 위하여 목숨을 내걸고 애국의 길을 선택한다. 가까스로 원자로를 수리하자 함장은 더 이상의 위험을 부하들에게 부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잠수함을 추적하는 미국 함선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다행이 연락이 두절된 잠수함을 수색하던 조국의 구조선에 발견되어 위험상태에서 벗어난다.

이 사고로 함장은 7명의 수병을 잃고 구조 수개월 후에 20여 명의 수병이 추가로 죽게 된다. 하지만 냉전의 살얼음판 위에서 그러한 사실조차 함구한 채 오히려 그 사고로 인한 군사재판을 받게 되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은 커녕 입조차 벙긋도 못하였고 냉전이 해소가 된 후에 이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진정 지구 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에게 조국의 의미란 무엇이고 위계질서를 위한 명령체계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영화지만 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인간의 삶과 역사발전에 던지는 의미가 자못 진지하다고 보여진다.

나중에 함장이 부함장에게 묻는다.
'그때 왜 함장을 맡지 않았지?'
부함장은 대답한다.
'(비록 불만스러웠지만)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배에는 단 한명의 함장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노구가 되어 사고가 발생한 날 눈덮힌 희생자들의 묘역에 모여 쓰디쓴 보드카로 음복을 하며 전우애에 눈물짓고 그들의 명복을 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을 맺는데 이 영화의 내용이 작금의 탄핵정국에 투영되어 이 새벽에 나를 깨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살리고자 미국에 구조를 요청할 수 있었지만 불만에 찼던 부함장은 함장에 충성을 했을 뿐만 아니라 위험을 극복해나가는 방법으로 함장의 조치에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그것은 어느 누구의 방법론이 옳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시스템을 신뢰한 구성원들의 의리"였다.
더 나가 핵 잠수함의 비밀을 적국에 넘길 수 없고 핵폭발시 초래될 조국의 국제적인 책임을 고려하여 그들은 인간으로서 버틸 수 있는 그 절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었다.
그것은 "자신들이 태어난 나라가 무엇이든 간에 그에 대한 무한한 애국심"이었다.

지금 이 나라는 전대미문의 해괴망측한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고 그 탄핵시계는 마치 시한폭탄 처럼 착각거리며 알지 못할 미증유의 세계로 온국민을 끌고 들어가고 있다.
유사한 이념으로 결사한 정당이 스스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하여 등 뒤에서 끝도 없는 총질을 해댔으며 그리하여 그 대통령의 탄핵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무리들이 있었으니 똥바른 정당이라고도 하며 배신자들이라고 일컬어지는 떡딩이, 합죽이, 오렌지 등으로 일컬어지는 자들의 더럽고 추접한 행위가 그것이니 의리라고는 하찮은 눈꼽만큼도 없는 허접한 종자들이 아니던가?
나라가 적의 상투적 핵위협에 노출이 되어 불안과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지경일진대 적을 의롭다하며 나라의 안위는 내팽개쳐 놓고 창남의 해프닝을 악용하여 정권찬탈에 혈안이 되어 전후좌우 구분 없이 경거망동하는 무리들이 있으니 애국심이라고는 배꼽의 때만큼도 없는 가증스런 무리들이 아니던가?

The show must go on~!!!?
그렇듯 탄핵이 시계는 무심히 흐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쇼우는 계속된다"지만 의리도 애국심도 없는 놈들이 꿈꾸는 세상은 절대로 아니올 것이니 "조국을 배신하느니 차라리 죽으라"는 음성이 천상으로부터 귓전을 때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VVciSv3Dd_s

2017.02.19/해가 아직 안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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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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