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엘리베이터 밖]

영등포로터리 2016. 8. 8. 20:17

[엘리베이터 밖]

언젠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내리지도 않았는데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비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밖에 서있는 사람을 비난해야겠다.

마트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타는 이가 없어 내리고자 했더니 이번에는 온갖 식료품을 실은 카트를 세워놓고 상품을 포장하는 여인을 만났다. 물론 공간이 좁은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이 여인은 엘리베이터 앞에 세운 카트가 내리는 사람에게 진로방해가 되는지 뻔히 눈으로 보면서도 카트에서 식료품을 포장하는데에만 열중한다. 내리는 이가 카트를 피해 빠져나오느라 몸을 틀고 비집는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인의 행색을 보니 마치 골프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에 시장을 보러 온 듯 복장이 화려하다.
단정하게 단장한 세련된 머리,
빨간 바탕에 흰줄이 여러 개 삽입되어 디자인된 단아한 티셔츠,
푸른 초원을 휘젓는 걸음마다 나풀거릴 것 같은 하얗고 짧은 치마,
삼빡하리만치 연두빛 양말 그리고 보라빛 운동화!

도대체가 나무랄 곳이 없는 자태와 행색과 이지적인 분위기의 이 여인의 모습에 넋이 나갈듯 하건만 이 여인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불편해하는 사람들을 아예 쳐다 보지를 않는다.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다.
A~ c...!!!
그냥 한대 훔쳐 갈기고 싶은 순간이다.
어쩌면 저리도 무개념일까~^^!!!?

2016.08.08.08.08/불타는 화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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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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