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어머니와 김]

영등포로터리 2016. 5. 20. 11:15

[어머니와 김]

모처에서 있는 강좌를 듣기 위해 가는 길에 잠깐 어머니를 뵈었다.
잃어버렸는 줄 알았던 빗이 서랍에 있길래 머리를 빗겨드리고 예뻐서 다시 시집을 가도 되겠다고 하니 "내가 시집을 가면 마음 변했다고 다들 원망한다"고 웃으신다.

서랍에 김봉지가 수두룩하다. 누가 김을 주느냐니까 병원에서 끼니 때마다 김이 나오는데 이가 없어 먹지 못하니 날 보고 가져가서 먹으라고 모아놓았다고 하신다.

잠깐 옆에 앉아있는 동안 저녁 먹었느냐고 열 번은 물어볼 정도로 기억을 망각하면서 그래도 먹지는 못하지만 남는 것을 자식에게 주려고 모아놓았다는 것이 더운 날 내 가슴을 울린다.

참으로 천륜이라는 것이 끝이 없어 보이면서도 안타깝기만 하다.

2016.05.19/나무 위에 올라 자식이 오는지 보는 것이 부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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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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