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여름 1927 미국, 꿈과 황금시대] - 빌 브라이슨 저/오성환 역 -
[여름 1927 미국, 꿈과 황금시대]
- 빌 브라이슨 저/오성환 역 -
미국이라는 나라가 땅이 넓고 자원이 풍부하기는 하지만 짧은 시간에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을 할 정도로 나라가 발전한 이유가 무엇일까?
컬럼버스가 1492년에 어쩌다가 발견한 이 땅덩어리로 말하자면 인디언이 살던 땅이 아닌가? 그리고 땅의 크기로 따지자면 러시아도 중국도 그에 못지 않거나 더 큰 데도 그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미국은 이루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궁금한 일이다.
미국이 1776년에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 독립을 하고 오늘까지 240년 뿐이 되지 않았는데 그들은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는 시점인 1942년에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이미 변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왜?
역자의 말을 빌자면 이 책은 미국이 단기간에 초강대국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재조명한다. 미국의 1920년대 특히 1927의 여름을 살았던 미국인들의 꿈과 활동이 그것이다. 이때까지 세계를 지배했던 유럽의 강대국들이 유럽대륙의 패권을 쥐기 위하여 인명과 국력을 탕진하며 자멸하는 동안 대서양 건너 미국은 어부지리로 굴러온 세계의 강대국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1920년대는 광란의 시대, 재즈의 시대, 헛소동의 시대, 황당의 시대였다.
이 책은 그 시대를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을 통하여 당시의 시대상을 조명한다.
신문의 황금시대에 조명된 창틀추 살인사건,
대서양을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
노아의 방주에 버금가는 대홍수,
대통령보다 더 거물이었던 베이브 루스,
어리석은 하딩과 무기력한 쿨리지 대통령,
경제 대공황의 단초를 제공한 문제의 4인방,
미국 전역에 밀어닥친 고열의 가뭄,
엽기적인 메이저리그의 스타들,
속 좁고 무능하며 반항아였던 헨리 포드,
마이애미 비치 등 플로리다를 쑥대받으로 만든 허리케인,
사람들을 돈벌이의 광풍으로 몰아넣은 프로 권투,
현금상자를 털어가는 강도와 총질,
기업제국을 둘러싼 과대망상과 사기극,
관객을 무아지경으로 몰아넣은 헐리우드 영화산업 그리고 재즈,
차고 넘치는 교도소와 사형수의 처형,
당혹스러운 정도로 사분오열된 철도산업,
증오와 편견과 보복과 부패와 폭력의 시대,
우생학의 근거를 만들어준 인종경멸풍조,
TV발명, 광고, 저속하고 선정적인 출판의 시대,
알카포네로 지칭되는 폭력과 뇌물의 시대 등등...
그렇게 도덕의 쇠퇴가 도처에서 나타나는 난잡하고 광기어린 시간인 1927년의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으며 린드버그라는 미네소타 출신의 한 청년이 비행기로 대양을 횡단하며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 잡았다.
미국의 1920년대 산업화 추진과정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양상이라고 역자는 말한다.
노사의 갈등, 편견과 증오의 확산, 무정부주의적 사고의 팽배, 공산세력의 위협, 계층 간의 갈등과 충돌 등등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러한 우여곡절로 묘사된 1927년의 여름에 벌어진 재미있는 사건과 인물을 통하여 세계 초일류 강대국으로 변모해가던 초창기 미국의 시행착오를 보면서 오늘의 우리 사회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자고 역자는 결론을 짓는다.
이 책은 린드버그를 스토리의 바탕에 깔면서 수 많은 인물들의 삶을 조명해가며 당시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오는 세상의 무게중심을 소화시켜가던 미국이라는 나라의 사회상을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진정 그들은 위에 열거된 쓰레기와 같은 사회현상을 어떻게 연료통에 집어넣고 태워서 지금의 미국이라는 나라를 건설했을까?
우리나라도 왜정의 탈피, 동족상잔의 살육, 좌우이념의 첨예한 대립, 민주정치의 시행착오, 시월유신에 대한 반독재로의 저항, 산업화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 그로 인한 노사갈등 및 양극화 심화, 끝 없는 친일과 종북의 소모적 논쟁, 계층/세대/지역 간의 균열 등등 제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작업에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개량하며 혁신할 것인가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2016.04.12/불 같이 용솟음치는 비통함과 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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