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정치 & 사회

[스크랩] [어부지리/漁夫之利 ]

영등포로터리 2016. 4. 8. 10:29

[어부지리/漁夫之利 ]

어부지리란 간단하게 말해서 "양쪽이 싸우는데 엉뚱한 제3자가 이득을 챙길 때 쓰는 고사"이다.
조금 복잡하게 설명을 부가하자면 두 사람 혹은 양편이 서로 양보하지 않고 고집스레 다투다가 실제 이익은 그 일과 전혀 관계 없는 제3자가 챙기는 경우에 쓰는 자조적인 속담이다. 한나라 때 유향(劉向)이 전국시대 각국 왕에게 자신의 정책을 써 달라고 설득하고 다닌 유세가 또는 벼슬아치들의 외교전략 등을 편찬한 〈전국책〉"연책(燕策)"에 나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조(趙)나라가 연(燕)나라를 치려 하자 소대(蘇代)가 조나라의 혜문왕(惠文王)을 찾아가 전쟁을 일으키지 말 것을 설득하는 장면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민물조개가 강변에 나와 있다가 황새(또는 도요새)가 다가와 조갯살을 쪼아 먹으려 하자 조개는 깜짝 놀라 입을 오므려 황새는 주둥이를 꽉 잡고 놓지 않았다. 서로 버티면서 그러고 있는데, 어부가 마침 지나다가 이 광경을 보고 황새와 조개를 한꺼번에 잡아갔다. 이 이야기를 통해 조나라가 연나라와 전쟁을 하다보면 강한 진나라가 두 나라를 손쉽게 병탄하리라는 경고를 해 전쟁을 막았다.[Daum백과]

요즈음 건강을 생각한다는 핑계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동네 전 지역을 대부분 걸어서 다니고 있다. 어제 아침에는 민중연합당인가 하는 정당의 선거운동원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주장하는 모습을 버스에서 지켜보았으나 이들이 이야기하는 민중에 대하여 심사숙고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저녁에는 무소속 후보의 유세차가 지역의 골목을 누비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가두방송을 들었다. 오늘 아침 신풍역을 지나다 보니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말과 '어부지리'라는 말이 떠올랐다. 다시 말하자면 야권분열로 갈라진 정당의 후보들이 사거리를 가운데 두고 대각선으로 유세차를 배치해놓고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는 장면이 보였고 공교롭게도 여권의 후보 현수막은 그것을 내려다 보는 형국이 딱 그것이었다. 즉, 황새와 조개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에 어부가 그 모습을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야말로 어부지리이다.

정치에는 관운이라는 것이 있다고 본다. 물론 사업에서도 '운칠기삼'이라는 있듯이 인간사는 모두가 공통되고 동일한 논리의 적용을 받겠지만 선출직을 놓고 벌어지는 특정지역의 민심향배는 그 관운이 아니고는 해석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본인이 하고 싶다고 악을 써도 여건의 흐름이 아니면 죽어도 안되는 것이고 무엇인가가 되려고 분위기가 흘러가면은 상대방들이 알아서 피해주던지 자중지란에 빠져 길을 터준다. 오늘부터양일간 사전투표가 실시되고 총선까지 D-5이다. 과연 지역의 승자는 누가될 것인가? 여권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것인가? 흘러가는 물을 바라다 보듯이 지켜보고자 한다. 하지만 투표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민심의 향배를 결정하는 변수는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는 여와 야가 서로서로 누가누가 못하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에 호남민심을 기반으로 한 모정당의 수도권 호남민심을 얼마나 얻느냐도 큰 변수이고 기성 정치권이 기득권을 지키는 모습에 실망한 보수층의 실망과 그러한 모습에 분노한 젊은 세대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큰 관건이다. 물론 어부지리의 가능성이 크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의외의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늘은 중앙위에서 모임이 있어 여의도를 다녀와야 한다. 사실 이번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하여 그 동안에 놓지 못했던 현실정치에의 끈과 관심을 저만치 풀어놓았다. 투표를 통하여 즉 선거를 통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호사가나 이론가의 말로 들리고 공허하다. 나는 이제 그말을 믿지 않는다. 투표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으로 내가 몸담았던 정당의 승리를 위하여 내심 기간 중에 동일한 색갈의 점퍼를 입고 다니고 당과 당내 인사들이 실수나 해프닝을 벌일 때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건국이 되면서 내세운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가 존중되고 지켜질 수 있는 정당의 승리를 기원한다. 엎어치나 메치나 그말이 그말일 수는 있지만 꼭 그말이 아닐 수도 있을 수있음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제 D-5이다. 13일이 되면 모두가 희비의 쌍곡선에서 이긴 자는 소주(돈이 많은 자는 와인)를 한 잔 할 것이고 진자는 고배(술 종류에 관계 없이)를 한 잔 들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다. 좀 더 긴 시간적 프레임 위에서 좀 더 심도있는 공간적 도메인을 설계할 수 있는 정치인이 선출되기를 기원한다. 그것이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지도자를 구하는 길일 것이다. 각 후보들이 내건 구호를 보면동네에서 땅따먹기 하는 수준이다. 표벌리즘적 레토릭에 불과한 구호가 너무 난무하여참으로 실망스럽다. 역시 투표는 투표일 뿐이다. 즉 물표(物標)를 던지는 행위일 뿐이다.

2016.04.08/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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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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