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영등포의 삶

[스크랩] [장기요양]

영등포로터리 2016. 4. 2. 10:15

[장기요양 : Long-term care]

어머니에게 치매가 발병한 직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어머니를 병원이 아닌 집에 모시고서 24시간-간병인을 한 달 간 쓴 일이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당 8만원에 주1일 유급휴무를 제공해야 했다. 웬만큼 수입이 있지 아니한 보호자는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은 일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그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가족이 하루 종일 시중을 들고 간병을 하는 것이지만 모두가 생업일을 해야 하거나 간병할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고 방법론에 있어서 진퇴양난인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시간적, 금전적인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치매나 중풍 같이 장기적인 요양을 요하는 노인성 질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을 시도하여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고 그것이 곧 장기요양 보험제도인 것이다.

어머니의 치매발병 직후 이러한 제도적인 혜택을 상상하며 장기요양 등급신청을 한 바가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정신과 육체가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단계였지만 온전에 가까운 영육의 기능이 작동을 하였기에 등급을 취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홀로 생활을 하기에 무리가 있어 어머니를 내집 근처의 요양병원에 모시고 치매치료를 시작하였다.

오늘까지 그 기간이 1년 반이 지났고 나는 지난 달에 다시금 국민건강보험 영등포 남부지사에 장기요양 등급신청을 했고 담당자가 나와 상태를 확인하고 의사의 소견서와 함께 자료를 제출한 바 오늘 그 심사결과가 나왔고 그에 대한 안내를 받기 위해 건보공단을 찾았다.

보호자 신분을 확인하고 어머니에 대한 서류를 제공받고 안내를 받아 회의장으로 가니 얼추 오늘 참석 보호자가 20명은 넘어 보였으며 앉아서 서류를 확인해보니 어머니는 5등급을 부여 받았다.
이어 담당부서장과 실무자의 설명이 진행
되었다.
사실 회의장에 앉아보니 감회가 새로운 면이 있다. 그 회의장은 내가 공직에 있을 때에 지사의 자문위원으로서 자문회의를 하던 장소였기에 그러했다.

하지만 5등급으로서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셔 놓은 입장에서는 특별히 받게 되는 장기요양급여는 없었다. 다시 말해서 환자 상태가 더 나빠져서 상향등급을 받아야 급여혜택이 늘어나는 것이었다.

모든 안내절차가 끝나고 어머니가 계신 병원을 들렀다. 때마침 점심식사시간이라 어머니를 비롯한 병실 전 환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사실 어머니는 두 달 전 전해질 부족으로 인하여 혼수상태까지 간 적이 있었다.
지난 한 달은 기억체계가 거의 붕괴된 것 같이 혼란 속을 헤매다가 지금은 많이 한정된 범주 내에서 안주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어머니는 근래 들어 밥 한 그릇을 다 비우신다. 그 덕택에 기력이 보충이 되어 운동량도 점점 늘어나고 강건해져서 주변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어머니가 기력을 회복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날마다 워커를 밀면서 복도를 왕복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아침마다 어머니의 영육간에 건강을 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이 현실이 된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 "저 상태에서 십년 넘게 사시면 어떻게 하지?"하는 불경스런 마음이 준동함을 느끼고 얼른 거둔다.
이런 생각을 잊으려 애를 써도 피할 방법이 없다.
긴 병에 효자없다더니 나는 정녕 불효자인가 보다.
참 내 마음이 야속하다.

YouTube에서 '알기쉬운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이용 안내' 보기 - https://youtu.be/phKr-JIgsxw

2016.04.01/쇠같이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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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돌고도는 영등포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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