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학위수여 졸업식]
[학위수여 졸업식]
2016년 2월22일, 월요일 서울시립대학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8년에 입학을 했으니 8년이란 세월이 경과된 만학의 시간이었다.
1980년대였던가 일종의 유행처럼 학위를 받기 위해서 해외유학을 떠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자취방에서 토플 공부를 같이 하던 선배가 지난해 송년모임에서 만났더니 미국 학위를 하고 와서 서울의 모 대학에서 교수직을 갖고 있었다.
그 무렵이었던가?
형과 나는 고향의 아버지를 찾아뵙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당시에 아버지께서는 딸을 낳은 형과 자식이 없는 나에게 대를 이을 손자가 없으니 어느 누구에게도 유학을 허락할 수가 없다고 아주 단호하게 결정을 하셨다.
그런데 내가 아들을 보니 아버지께서는 큰 아들에게 유학을 가도 좋다는 허락을 내리셨다.
(무엇인가 불합리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듯했고 그에 따랐다.)
그렇게 7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집안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형은 미국에서 박사를 받고 얼추 90년대 초에 귀국을 했고 그러는 사이에 동생 역시 박사 학위를 받아 모두 교수의 직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었다.
어느 해였던가?
중구 저동에 있던 파인힐인가 하는 음식점에서 동생의 학위 취득을 축하하며 온 집안 식구들이 오찬을 한 적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나는 동생에게 "김박사! 축하해~"하고 덕담을 건넸지만 그 학위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삼형제 중 형과 동생이 박사인데 나는 무엇인가하는 자괴감이 있었음이 솔직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늘 약 2천명의 졸업생 중에 박사학위자는 50여명이었다.
나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다문화 및 서울 서남권의 중국동포"에 관한 주제로 학위논문을 써서 정식으로 대한민국의 교육부가 인정하는 박사가 되었다.
축하를 해주기 위하여 자리를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하루 종일 축하주를 사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축하를 해주러온 친구의 즉석 제안으로 우리가 ROTC16기인데 56기 후배들이 예도로 만들어놓은 터널을 내가 지나는 아주 각별한 이벤트를 가졌다.
더구나 먼 곳에서 가까운 친구의 부친상으로 더 많은 친구들이 모이므로 문상과 함께 축하가 밤 늦도록 이어졌다.
하지만 이순의 나이에 그 학위가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일까?
어제 병상의 어머니를 찾아 오늘이 박사가 되는 날인데 어머니는 아들 셋을 모두 박사로 만든 훌륭한 어머니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치매의 어머니가 그것을 이제 기억을 하실까?
나는 언제나 내가 박사가 되면 엄청나게 뿌듯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어둠을 뚫고 걸어가는 나의 발걸음은 과연 어떤 감상을 가슴에 안고 나를 움직이고 있을까?
야속하게도 지금 내 마음은 참 허탈하다!!!
2016.02.22/달빛은 교교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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