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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김영삼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했다.
오늘 시청 앞을 나가서 그가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인사라도 할까 하다가 그냥 돌아섰다.
청와대가 보이고 시청 잔디밭 위에 천막 저 깊은 곳에 김영삼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고 이어서 몇일 전 피터지게 싸우던 광화문 네거리의 아수라장이 보였다.
지난 광우병 난동 때 그랬듯이 이번에도 난동이 있었지만 이번 난동의 이슈가 무엇인지 너무나 희미하다.
데모를 하는 놈들이 왜 데모를 했는지 명확하게 의도를 전달하지 못한 것일진대 참으로 어리석은 자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가 하니 그 광장을 붉은 물결로 가득 메웠던 2002월드컵 장면이 뇌리를 스친다.
어디 그뿐인가?
프리미어12 야구선수권에서 우승을 한 우리의 젊은이들의 위용이 나의 뒤퉁수를 강하게 때린다.
역사교과서를 갖고 말이 많으니 배운대로 우리나라의 역사가 반만년이라 치자.
반만년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용맹을 떨치고 국운이 상승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지식이 짧아 잘 모르지만 국운이 상승했던 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고구려가 수나라를 치던 시절?
발해가 만주를 누비던 시절?
세종시절?
영정조시절?
참으로 암담하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의 많은 사람이 내말에 분노를 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역사책을 다 뒤집어 봐도 그나마 세계에 대고 한민족이 여기 있다고 말하는 시대가 광복과 건국을 이룬 이후 지금인 것 같다.
아니 지금인 것 같은 것이 아니고 지금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참으로 힘든 역경이 있다.
왜정시대를 벗어났더니 냉전에 의한 이념의 대결에서 다시 한민족은 희생이 되었다.
그 한 가운데 우리의 남과 북이 총부리를 겨누어 총질을 하고 더욱 더 헐벗고 굶주렸다.
내 지식이 짧아 고대사와 고려사까지는 거슬러 올라갈 수가 없다.
조선조를 놓고 보니 우리의 역사는 집안싸움의 역사이다.
왜놈이 호시탐탐 침략을 준비하는 데도 그것을 보고 온 놈들끼리 싸우다가 결국은 나라와 백성이 초토화되는 왜란을 겪었다.
그 난리를 겪고 이순신이라는 불세출의 영웅과 무지렁이들이 나라를 구해놓았더니 우리는 또 싸웠다.
아주 원 없이 한도 없이 싸우고 또 싸웠다.
동인서인 노론소론 하고 싸우고 또 싸웠다.
그렇게 삼백년을 싸우고 싸우니 왜놈들이 또 쳐들어 와서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던가?
참으로 죽자사자 집안싸움을 하는 이상한 나라가 아니던가?
그렇게 실컷 싸우다가 빼앗긴 나라가 어떨 결에 찾아지는 기막힌 일이 발생했다.
그러니 또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남인북인이 총질을 했다.
결국은 남북이 싸운 6.25전쟁도 우리의 끊임 없는 싸움의 연장선 상에 있을 뿐이다.
남인북인의 싸움에서 철조망을 치고 북인은 북인대로 알아서 쌈질하고 있을 테니 그 사정은 잘 모르겠다만 남인들의 싸움을 보자.
남인들은 친일반일하며 싸우고 좌파우파 싸우고 영남호남 싸우고 멋있는 말로 산업화민주화 싸우고 독재민주 싸우고 경제민주 싸운다.
여기에 박정희와 양김이 등장한다.
결국은 그것도 역사적으로 크게 보면 집안 싸움의 연속이다.
하지만 나는 반만년 한민족의 역사 위에서 18년5개월이라는 "박정희 시대"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나마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세계에 대고 "나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며 중국에 대고 큰소리 친 시간, 일본이 별 것 아니라고 한 시간이었다.
물론 말은 많겠지만 그 시대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부심이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표본실의 청개구리마냥 죽어가고 있는 모양새는 아닐까?
죽어라 민주를 위해 일생을 다해 싸워왔는데 보니 그것이 결국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벌여온 집안싸움이었다는 것을 김영삼 대통령이 간파하고 "통합과 화합"을 말하고 숨을 거둔 것은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그것도 부족하고 그 뜻을 몰라 여인들은 친박비박하고 싸우고 야인들은 친노비노하고 싸운다.
어찌 그뿐이랴!
그래도 전직 대통령을 문상하며 한 말을 두고 여당야당이 또 싸운다.
내가 볼 때는 우리의 지성이 고인이 남긴 말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아채지 못하는 무지몽매에 빠져있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하여튼 실컷 집안싸움질을 해봐라.
임진왜란 이후 왜놈들이 300년만에 다시 왔으나 그리 싸움박질 하다가 보면 요즘은 인터넷에 아이티 시대이니 그보다는 더 빨리 다시 올 것이다.
"징비록" 써놓고 백날 사극영화만 멋드러지게 만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보기에는 민주화는 혼란을 불러왔다.
내가 보기에는 민주화는 비효율을 끌고왔다.
내가 보기에는 민주화는 게으름을 데리고 왔다.
그래서는 세계로 나가서 싸워 이길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야구가 우승을 했다.
9명의 선수가 민주화되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우승은 커녕 예선탈락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겼다.
같은 논리로 똑같은 인간들을 데리고 히딩크가 축구를 4강으로 끌고 간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러한 리더십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핸드폰으로 쓰다보니 글이 두서 없어 미안하기는 하지만 집안싸움하는데 아주 특별한 기질이 있는 우리에게,
눈만 뜨면 서로를 물고 뜯어 진흙탕의 개처럼 싸우는 우리에게 "새로운 통치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일까?
정치인들은, 학자들은 그것을 연구해야할 것이다.
촉새 처럼 방송에, 언론에 나와서 떠벌리지 말고 말이다.
분명히 집안싸움에 능한 우리의 기질과 에너지를 모아 외부로 방출하는 통치기술을 개발해야한다.
혹자에게는 미안한 결론일지 모르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그 기술을 갖고 이땅 과 백성을 통치해서 반만년의 역사 위에서 우리가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았고 김영삼 대통령은 죽도록 싸웠으나 결론적으로 그 기술이 통합과 화합이라고 우리에게 말을 해주고 길을 떠난 것이라고 나는 본다.
그런들...
저 잡 것들은 날이 새면 또 싸우겠지...
철딱서니 없이~^^
개콧구녁 마냥!!!
달이 차면 기울고 꽃이 열흘 되면 지듯이 나라의 기운도 그 끝을 다하면 쇠하게 되어있나니 도무지 하는 꼴이 엉망이라 갈 데까지 갔는데도 안돌아오면 강제로 끄집어 오는 힘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것은 나의 노래가 아니고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우주와 자연의 섭리이니 나를 욕하거나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지마라.
그런 뜻에서 노래 한 곡 선사한다.
YouTube에서 'G-Dragon 쿠데타 COUP D`ETAT) Full Album' 보기
https://youtu.be/M9BEqf93gkQ
2015.11.24/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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