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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버스 안에서...]

영등포로터리 2014. 8. 13. 12:28
[버스 안에서...]

아주 오래 전에 공릉동 서울대 공대 캠퍼스 방향으로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터졌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탔으면 그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어젯밤에 과음을 하여 오늘 오랜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디지털단지로의 출근도 만만치 않았다.
전같이 나는 만세를 부르며 버스의 롤링과 핏칭에 의한 전후좌우 흔들림을 만끽하다보니 예전의 콩나물 시루의 추억이 떠오른다.

안내양이 있던 시절 만원버스에 승객을 구겨 넣기 위해 운전기사는 버스에 원심력을 가하고 그사이에 안내양은 배치기로 승객을 쑤셔 넣고 문을 닫았다.
물리학과 체육학이 조합된 가히 과학기술의 극치였다.
겨울날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더운 여름날은 아침부터 땀으로 범벅이 된다.

솔직히 말해 오늘은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하여튼 쓰린 속을 부여잡지도 못하고 괴로운 순간을 경험했다.
그에 덧대어 옆에서 같은 자세로 힘들어 하는 여인과의 몸부림은 정말 곤혹스럽다.
손잡이를 잡자니 아래가 부딪기고 민망하여 그렇다고 손을 내리자니 그것은 더 이상한 자세가 나온다.
그런가하면 의도하지 아니하게 앉아 있는 여인의 뽀얀 가슴을 보게 되니 그저 천정만 바라보려고는 하지만 추접하게도 본능적인 관음증에 시선을 둘 곳이 마땅치 않다.

버스 안에서 사랑과 낭만을 찾는 것은 이 순간 만큼은 사치이다.
참으로 오랜 만에 스릴 넘치지만 힘든 출근을 했다.

ZAZA (자자) 1st-05 버스안에서 (Bus An-e-seo);In the bus …: http://youtu.be/Mu5ZWMOMbFQ

2014.08.13/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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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우리들의 영원한 로망
글쓴이 : 김영로(素園)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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